일상
개고기
방바닥
2008. 5. 19. 00:40
진복이가 차려준 개고기상. 뒤에 보이는 진복이의 다리가 매력적
"야. 넌 면접 들어가지마, 면접관이 니 얼굴 보자마자 욕해"
"쌍!"
"쌍!"
그래도 면접 본다고 챙겨주는 놈들은 욕을 지지리도 잘 하는 전정환씨와 진뷁씨, 친구밖에 없다. 면접 보니까 힘내라고 가장 크 그릇에 개고기를 가득 퍼주었다. 거기다가 "이 새끼봐. 고기는 지꺼에 다 넣고 내꺼에는 야채밖에 없어" 라고 말을 하는 나 같은 인간이나, 한 점 두 점 자기 그릇에 있는 고기를 퍼서 내 그릇에 넣어주는 그 놈들이나.
혹 그러더라. 면접이 유세냐, 뭐 이리 말이 많으냐, 자랑이냐, 다 붙는거(?!) 뭘 그러냐, 떨어지면 쪽팔려서 어쩔려고 그러냐, 등. 솔직히 유세는 아니고 말은 많은 것이 사실이나 이런 것을 자랑이라고 생각지는 않으며 떨어진다고 쪽팔리지도 않다.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면 그 기업의 인재상과 내가 안맞는 것일 뿐, 이라고 생각하니깐.
아무튼, 괜시리 저녁이 되니 좀 우울해졌었다. 갑자기 엄마 아빠한테 느끼살짝유치 문자 한 개씩 보내드리고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담배 한 대 물고 누군가 지나갈까봐 멋있게 후~ 하고 내뱉는 자기 관리 정도 조금 해주며 '나도 참, 쯧즛' 혀를 차며 책상에 앉았다. 이제 할 일은, 작년에 샘이 놓고 간 비타민 한 개 입에 물어 넣고 냉장고에 고이 모셔 두었던 얼굴 팩을, 아 그 전에 세수하고 스킨 바르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그냥 고맙다. 이렇게 갑자기 우울하고 기분이 다운 되었을 때 곁에 있어주는 친구들이 너무 고맙고, 적당히 내 기분 맞춰주면서 욕 해주는 그들이 너무도 좋다. 기대해라. 붙으면 거하게 쏠테니... 그러고 보니, 나 작년에도 쐈잖아. 낄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