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경제발전

방바닥 2007. 12. 16. 01:21
 얼마 전 김장훈이 남몰래 했던 '기부' 에 대한 소식이 뉴스를 타면서 '기부천사 김장훈' 이라는 별명부터 시작해 사회봉사상, 무슨무슨상등을 여러개 받는 것을 보았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이 '남몰래 사랑을 실천한 김장훈' 에 대한 칭찬을 그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참 따듯한 사람이다' '나도 저렇게' 라는 생각을 했음에 틀림없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봉사, 혹은 기부와 관련해서도 이 말은 자주 적용이 된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때는 남이 모르게 해야 한다'
 하지만 어렵게 모은 돈 수십억원을 대학이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이유로 콩꼬물이라도 떨어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어디어디서 봉사활동을 해요' 라거나 '이번 자선냄비에 얼마를 넣었어요' 라는 말을 숨기는 것 보다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사회, 그것을 아무일도 아닌 듯 생각하는 사회를 위해 적극 '말'하고 다니라고 나는 권하고 싶다.
 하루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만날 먹는 술 한 번 먹지 않는다면 나오는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이런 일들은 숨길만큼의 대단한 일도 아닐뿐더러 꼭꼭 숨겨서 남이 모르게 하는 것 보다야 그 소식을 접한 사람이 '와, 너 참, 그렇게 안봤는데 좋은 일 하는구나' 라는 말을 하며 한번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아직 한국사회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에 대한 의식은 이것이 한계이기 때문이다.
 해묵은 '경제' 에 한국인들은 아직도 발목이 매여있다. 건국이래 한국의 경제 사정이 좋았던 적이 어디 있었던가. 만날 좋지 않던 경제에 목이 매 아직도 많은 이들은 '경제 발전만이 살 길' 이라며 그것을 실현할수 있을만한 후보를 택하려 한다(대체 이명박 후보의 어디를 봐서 그가 경제를 살릴 대통령이라는 것인지, 솔직히 아직도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문제는, 사람이다. 서로간의 믿음, 사랑, 배려로 충만한 사회는 경제로 운운할, 돈만이 우선시 되는 사회보다 우위에 있음은 분명하다. 돈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 사람을 위한 사회, 사람간에 따듯한 정이 오가는 사회. 그런 사회를 한국에서 꿈꾸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것일까.
 한국인들의 수준은, 조금 거칠게 말해 아직도 60, 70년대의 독재 정권하에서의 국민의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보인다. 때문에 안타깝고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