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꽃사슴

방바닥 2006. 12. 25. 04:00

"형, 들어가자마자 두번째에 앉은 애 누구야? 아니 후광이 장난 아닌데!!"

과도관에 꽃사슴이 출현했다. 얼마 전 부터 과도관 1층 24시 열람실 문 앞에 앉은 그녀는 이공계 캠퍼스의 심한 성비불평등 현상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며 핫 이슈로 급부상했다. 역시나, 이공계의 여성 입문은 넓고도 넓다(?).
남학우들의 보호본능을 충분히 자극하는 연약한 모습과 귀여운 외모에 과도관은 나름 들끓고 있다. 부르는 별명 역시 가지가지. 머리에 꽃 모양 핀을 꽂고 다닌다 해서 "꽃소녀" 라고 부르는 그룹(?)도 있고 "꽃댕이", "귀염이" 그리고 우리 그룹이 부르는 "꽃사슴" 까지 그녀를 나타내는 표현이 그녀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해 준다. 벌써 한 남학우는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고 그 남학우가 가방을 들어주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흘러나오고 있으며 남자 친구가 있네 없네, 나이가 몇 이네, 무슨 과네, 등등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들이 유령처럼 떠다니고 있다.
그나마 확실한 것은, 팍팍한 시험 기간에 솔로 남학우들의 눈길을 전공 서적에서 자주 빼앗아 갔다는 것. 이제 방학이 되어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 지 사뭇 궁금하다. 과연 다음 학기, 그녀의 옆에는, 누가 앉아 있게 될까. 나름대로 참 재밌는 학교 생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