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덜렁덜렁
방바닥
2007. 5. 2. 23:05
"이 새끼 설겆이 좀 똑바로 해! 졸라 덜렁덜렁해~"
과도전이 그릇에 묻어 있는 밥풀떼기를 떼며 핀잔을 한다. "뭐든 다 덜렁덜렁 할래?"
어머니에게만 듣던 덜렁 소리를 친구에게도 듣고 나니 정신이 파싹 든다. 나 자신에게는 엄격하자던 스스로의 다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5월이다. 시험은 끝이 났지만 기다리고 있는 과제의 압박들과 세미나 발표, 인터뷰, 비싼 대가를 치룬 납땜질과 과 주점, 그리고 선거까지 착착착착 스케쥴이 짜여져 버렸다.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였던가. 아니면 주위의 눈을 의식한 채 덜렁덜렁 하는 모습만을 보였던가. 이 물음에 대해 자신이 없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