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1. 정부가 칼을 빼 든 모양새다. 한승수 총리는 지난 20일 '폭력 시위 관련 관계 부처 장관 회의' 를 열고 이 자리에서 "국민 경제를 볼모로 한 불법 파업과 폭력 시위에 대해선 국법 질서 확립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 브랜드를 깎아 내린다"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온 대처로 쿵짝이 참 잘맞는 친구들이다. 국민 경제를 들먹이며 파업을 부정적으로 몰고 가는 시각이야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신문들 및 정부의 너무도 흔해빠진 대처 방안이라 거들먹 거리기도 귀찮고 '파업' 앞에 '불법' 이라는 단어를 들이 밀어 노동자들을 범법자로 몰고 가는 것도 이제는 지겨운 그들만의 대응방식이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지만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헌법 초월 발상을 내놓는 자들이니 어쩌면 그들에겐 별 일 아닌지도 모르겠다. 외신에서 그랬다지. 한국인들에게는 '뇌수술' 이 필요하다고.
우리는, 노동자다. 돈을 많이 벌던 조금 벌던 노동력을 팔아 돈을 벌기에 노동자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라는 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소수의 자본가들이 낮은(?) 직업을 가진 자들의 불만을 그들의 '노력' 부족으로 몰고가기 위해 뻔질나게 쓴 말로 '귀천이 없다' 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귀천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때문에 '파업' 을 바라보는 시선을 단순히 불편하다고,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시점에, 라는 말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싼(!) 직업을 갖고 있는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2. 고려대학교가 참 가관이다. 김연아의 우승을 고대 정신 어쩌구 자시구 떠들지를 않나, 각종 비리에 묻혀 헐떡거리는 자를 아직도 교우회장이라는 자리에 앉혀 놓지를 않나, 게시판에 올라온 총장 비판 글을 친절하게 삭제하지를 않나, 얼마 전 터진 특목고 입학 가산점 논란까지 정말 가지가지한다. 뛰어난 개인이 모여있을지라도 소속된 단체의 성격에 따라 사회에 이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의 고려대학교는, 사회의 악이다 악. 4.18을 일으켜 4.19혁명의 도화선을 일으켰던 선배님들의 뜻을 어디가서 떳떳히 이야기라도 할 수 있겠는가. 아이구 쪽팔려라.
#3. 신영철 대법관의 행보에 대해 판사회의가 열리고 사퇴를 하라마라, 잘못했다 안했다, 아직도 말이 많다. 웃긴 것은 왜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시위 개입에 대해 조중동은 '이념' 의 잣대를 들이대냐 그거다. 이념을 넣을 건덕지도 없는 사건임이 아닌가 싶은데 좌파, 진보를 왜 들먹이는지. 그나저나, 좌파, 진보, 우파, 보수의 개념은 읽으면 읽을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아리송하다. 한 4년 전만 해도 내게 이념의 잣대가 확실히 자리잡고 있는 줄 알았건만 무식한 자가 용감하다고 뭣도 모르고 무지를 내뱉었던 지난 날의 원씨를 용서하시길.
#4. 경제가 바닥을 치는 건지 마는 건지. 여러 기사에 따르면 증권과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 골치 아픈 것을 싫어해 적금만을 열심히 넣고 있는 나에게는 강 건너 불 구경. 그러고 보니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여력도, 지식도 없긴하다. 이기적인 생각으로는, 일단 차가 많이 팔려야... 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