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기댈 곳이 없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그리고 밖에 나가서도.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내 나이 몇 살?-_-이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힌다. 인생은 원래 힘든 법, 인생은 원래 독고다이야, 라는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다가도 왜 인생은 힘들어야 하나, 왜 인생은 혼자여야해, 라는 질문에 다시 말문이 막힌다.
힘든 적은 꽤 많았다. 기쁜 적도 꽤 많았다. 기쁠 때는 덜떨어진 바보처럼 마냥 즐거워하다가 심신이-_- 지치는 날이 이어지면 기뻤을 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거지로 회상하다 보면 꿈을 꾸듯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커 일상에 마주했을 때(가령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다거나, 정신을 차리니 노트북에 손을 올려놓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거나, 지금처럼 말이지-_-) 느껴지는 현실의 무게감이 두 배, 세 배 이상으로 어깨를 누른다.
멘탈붕괴(라는 말이 일본 야동이 어원이라는데-_-)라는 말을 들었을 때 참 잘 만든 단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딱 그 지경이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모든 짐이 내게 떨어졌을 때, 한숨만 흘러나왔다. 좋게 좋게 생각해서, 이 고비를 넘기면 조금 더 나은 기자-_-가 되겠지, 기사를 더 빨리 쓰겠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넓어지겠지, 라고 넘기려다가도,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으면 멘붕이 온다-_-.
주말에 있었던 일도(파티 사회를 봤다), 어제 꾼 꿈 얘기도, 슈퍼스타k4에 대한 얘기도, 개그콘서트에 대한 얘기도, 10분이고 앉아서 말을 하고 싶은데, 벽 밖에-_- 없다. 니미럴.
정신 줄 놓지 않게, 느슨해진 정신을 꽉 잡고, 이제 일을-_-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