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면접후
방바닥
2007. 1. 5. 23:33
"여기, 스펙이 다들 장난 아니더래요.."
"그래요?"
"네. 어디어디 인턴기자도 많고 학교에서는 다들 학보사, 방송사 출신이래요.."
"그쪽은 뭐 하셨어요?"
"전 ()()대 학보사요. 그쪽은요?"
"저는 ()()대 방송사요"
"와, 잘하시겠다 그럼~ 꿈은 기자세요?"
"네. 전 꼭 이 길 성공할거에요"
괜찮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적도 없는데요 뭘-_-;; 스펙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답니다;;
면접과 실기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막연히, "나 기자 되고 싶어!" 라는 생각으로 이곳저곳 둘러보니, 아니 이거 경쟁률이 뭐이리 높은가요? 일반 대기업 경쟁률은 축에 끼지도 못하더군요. 순간 당황했었습니다. 아니, 왜 이리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구요. 멋 모르고 떠벌리던 저는 소심해졌습니다. 이렇게 글을 잘쓰는 사람들, 날카로운 비판을 날리는 사람들, 국어에 도사인 분들, 아니, 이렇게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마저 주룩주룩 떨어지는 곳이 바로 이 바닥이라니. 대체 기자는 어떤 사람들이 되는 건지, 정말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저를 감히 견주어 보기도 했고 이렇게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참 많이 했습니다. 그게 벌써 5년 전인데. 아직도 저는 그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내 능력이 따라갈 수 있을까? 라는 불안함은 이 일에 올인을 할 동기부여를 오히려 뺏어가기만 했어요. 그러니 한 편으로는 되고 싶은데 한 편으로는 택도 없는 소리다! 다른거 준비해라, 라는 마음이 계속 생겼던 거죠.
그러다, 문득 어떤 웹진에서 학생기자단을 뽑는 소리를 듣고 밤새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그간 내가 썼던 글 몇 개를 추려서 다시 고치고 기사 작성도 몇 개 흉내내서 꼬박 이틀동안 만들었어요. 기말고사 시험을 앞두고 저도 참 미친 짓 해 본거죠.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다 죽어가던 꿈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지원자가 많다는 소리에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1차를 통과를 했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면접과 실기를 보고 왔는데 대략 경쟁률은 4:1 정도였습니다. 영상물을 보고 한 시간 반 정도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쓰고 나서도, 내가 뭔 말을 하고 있는건지, 왜이리 뒤죽박죽인지, 앞뒷말의 연결도 부자연스럽고, 참 못쓰고 나왔습니다. 여차저차 마치고 면접에 들어서니 면접관이 이러더군요.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거다" 뻔한 말인 건 알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면접. 쌌습니다. "다들 스터디 많이 하셨죠?" 라는 질문에 눈만 껌벅였고 돌아가며 대답을 하는데 다들 달변가시더군요. 말을 어쩜 그리 잘하십니까. 방송사 출신, 학보사 출신, 확실히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오른쪽에 계시던 분은 ()()일보 인턴도 하시고 학보사 출신이라 하는데 똑 떨어지는 말투와 명료함에 듣는 저도 빠져들었답니다. 그나저나, 1분만 말하라고 하면 지켜야 하는게 아닌가요? 저는 정말 하고 싶은 말 많았는데 짧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줄줄줄줄. 왠지 손해본 것 같고. 아. 아무튼 준비했던 말도 잘 못하고 예상했던 질문에 대한 답도 어눌어눌, 참 바보같은 말만 하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한 번 이런 경험을 해 봤다는것, 난생 처음 면접이란 것을 본 것에서 의의를 찾고 있어요. 참 자기 합리화 잘 하는 인간입니다 저는.
아직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상을 찌푸리고 펼치는 신문, 하지만 신문을 접으며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외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능력이 많이 부족한 현실을 정말 피하기가 힘이 들어요. 그러고 보니, 노력한 적도 없었던 것 같네요. 매일 신문만 읽으면, 책을 많이 읽으면, 덧붙여 잡지도 한 두개 읽으면, 이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안이한 생각이었어요.
이제 졸업까지 2년이 남았습니다. 유일한 꿈이었던 이 꿈을 접으면 저는 다시 꿈이 없는 인간이 되고 말아요. 다음주 부터 시작하는 삼성전자 인턴을 우선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공대라면 지긋지긋했는데 결국 과가 과이다 보니 관련 부서로 배정을 받았습니다. 반도체, 메모리. 꿈이 없는 인간은 되기 싫은데, 으아. 한 달 열심히 일을 해 봐야겠어요. 지금까지 제 넋두리였습니다.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굉장히 혼란스러운 건 확실한데 어떻게 표현을 하고 그리고 지금 제 심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글로 나타낼 수가 없네요. 부족한 인간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어주신 이름모를 당신께, 감사를 드려요. 그래도 이렇게 떠들고 나니까 속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 따듯한 우유를 한 잔 마시고 좀 놀려구요..ㅋㅋ이 와중에 놀 생각을 하니 저도 참...
"그래요?"
"네. 어디어디 인턴기자도 많고 학교에서는 다들 학보사, 방송사 출신이래요.."
"그쪽은 뭐 하셨어요?"
"전 ()()대 학보사요. 그쪽은요?"
"저는 ()()대 방송사요"
"와, 잘하시겠다 그럼~ 꿈은 기자세요?"
"네. 전 꼭 이 길 성공할거에요"
괜찮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적도 없는데요 뭘-_-;; 스펙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답니다;;
면접과 실기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막연히, "나 기자 되고 싶어!" 라는 생각으로 이곳저곳 둘러보니, 아니 이거 경쟁률이 뭐이리 높은가요? 일반 대기업 경쟁률은 축에 끼지도 못하더군요. 순간 당황했었습니다. 아니, 왜 이리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구요. 멋 모르고 떠벌리던 저는 소심해졌습니다. 이렇게 글을 잘쓰는 사람들, 날카로운 비판을 날리는 사람들, 국어에 도사인 분들, 아니, 이렇게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마저 주룩주룩 떨어지는 곳이 바로 이 바닥이라니. 대체 기자는 어떤 사람들이 되는 건지, 정말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저를 감히 견주어 보기도 했고 이렇게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참 많이 했습니다. 그게 벌써 5년 전인데. 아직도 저는 그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내 능력이 따라갈 수 있을까? 라는 불안함은 이 일에 올인을 할 동기부여를 오히려 뺏어가기만 했어요. 그러니 한 편으로는 되고 싶은데 한 편으로는 택도 없는 소리다! 다른거 준비해라, 라는 마음이 계속 생겼던 거죠.
그러다, 문득 어떤 웹진에서 학생기자단을 뽑는 소리를 듣고 밤새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그간 내가 썼던 글 몇 개를 추려서 다시 고치고 기사 작성도 몇 개 흉내내서 꼬박 이틀동안 만들었어요. 기말고사 시험을 앞두고 저도 참 미친 짓 해 본거죠.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다 죽어가던 꿈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지원자가 많다는 소리에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1차를 통과를 했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면접과 실기를 보고 왔는데 대략 경쟁률은 4:1 정도였습니다. 영상물을 보고 한 시간 반 정도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쓰고 나서도, 내가 뭔 말을 하고 있는건지, 왜이리 뒤죽박죽인지, 앞뒷말의 연결도 부자연스럽고, 참 못쓰고 나왔습니다. 여차저차 마치고 면접에 들어서니 면접관이 이러더군요.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거다" 뻔한 말인 건 알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면접. 쌌습니다. "다들 스터디 많이 하셨죠?" 라는 질문에 눈만 껌벅였고 돌아가며 대답을 하는데 다들 달변가시더군요. 말을 어쩜 그리 잘하십니까. 방송사 출신, 학보사 출신, 확실히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오른쪽에 계시던 분은 ()()일보 인턴도 하시고 학보사 출신이라 하는데 똑 떨어지는 말투와 명료함에 듣는 저도 빠져들었답니다. 그나저나, 1분만 말하라고 하면 지켜야 하는게 아닌가요? 저는 정말 하고 싶은 말 많았는데 짧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줄줄줄줄. 왠지 손해본 것 같고. 아. 아무튼 준비했던 말도 잘 못하고 예상했던 질문에 대한 답도 어눌어눌, 참 바보같은 말만 하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한 번 이런 경험을 해 봤다는것, 난생 처음 면접이란 것을 본 것에서 의의를 찾고 있어요. 참 자기 합리화 잘 하는 인간입니다 저는.
아직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상을 찌푸리고 펼치는 신문, 하지만 신문을 접으며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외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능력이 많이 부족한 현실을 정말 피하기가 힘이 들어요. 그러고 보니, 노력한 적도 없었던 것 같네요. 매일 신문만 읽으면, 책을 많이 읽으면, 덧붙여 잡지도 한 두개 읽으면, 이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안이한 생각이었어요.
이제 졸업까지 2년이 남았습니다. 유일한 꿈이었던 이 꿈을 접으면 저는 다시 꿈이 없는 인간이 되고 말아요. 다음주 부터 시작하는 삼성전자 인턴을 우선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공대라면 지긋지긋했는데 결국 과가 과이다 보니 관련 부서로 배정을 받았습니다. 반도체, 메모리. 꿈이 없는 인간은 되기 싫은데, 으아. 한 달 열심히 일을 해 봐야겠어요. 지금까지 제 넋두리였습니다.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굉장히 혼란스러운 건 확실한데 어떻게 표현을 하고 그리고 지금 제 심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글로 나타낼 수가 없네요. 부족한 인간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어주신 이름모를 당신께, 감사를 드려요. 그래도 이렇게 떠들고 나니까 속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 따듯한 우유를 한 잔 마시고 좀 놀려구요..ㅋㅋ이 와중에 놀 생각을 하니 저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