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문자

방바닥 2010. 3. 23. 00:31

 술 한잔 하다가 생각나서 전화 했다는 후배들의 전화를 끊고 늘어지게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 대단한 놈이라고...' 항상 먼저 전화해 주고 생각해 주는 그 놈들이 너무 고마워 짧은 문자 한토막 보냈더니 아직도 같이 있는지 비슷한 답문이 돌아왔다.
 사내 자식들끼리 주고 받은, 이곳에 옮길 수 없을 만큼의 낯뜨거운 내용이지만 문자를 한참 곱씹어 읽으며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날 뻔 했다. 유치한 대사 + 뻔한 대사 + 70년대식 대사로 옮기면 "짜식들" 이라는 한 마디와 함께 방그레, 웃음이 나왔다.
 고마웠다. 별거 아닌 날 응원해 주고 믿어주는 그네들의 모습에 불끈, 힘이 났다. 같잖은 선배지만 손가락질 당하고 쯧쯧쯧, 혀 차는 소리를 듣는 그런 인간이 될 순 없잖아. 고맙다. 내 옆에 있는 너희들 덕분에 오늘밤 죽는 소리 하며 잠들 것 같진 않다. 설사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아득바득, 뭔가 끊임없이 대가리 굴려가며 한살이라도 많은 티 팍팍 내 볼테니 지켜봐 주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