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밤샘

방바닥 2009. 3. 15. 05:16

#1. 간만에 밤샘작업.. 이 아니구나. 발표자료를 만들다가 오지게도 부족한 한계를 느끼다 보니 갑자기 하기가 싫어진다. 자료를 보충할 책들을 챙기다가 너무 졸려 커피 한 잔, 누나가 만들어 준 계란 후라이 한 개로 허기를 때우고 다시 앉았건만 집중이 되질 않는다.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시니어 관련 아이디어를 후딱 써서 메일로 보내고 전공 설명회 관련 문서를 열어 놓고 글을 정리하려는데 아, 만사가 귀찮다. 마음에 안드는 부분 몇 줄을 지우고 곰곰히 읽어보니 아예 통째로 바꾸고 싶어서 글을 싹 다 지웠다가 머리가 정상 상태가 아닌 것 같아 다시 뒤로. 뒷목이 뻐근한 듯한 느낌에 피로나 풀겸 욕조에 뜨끈한 물을 틀고 들어 누워 잠시 명상에 잠겼다. 샤워 타올로 문지르는게 귀찮아 바디샴푸를 미친듯이 욕조물에 풀어 거품도 내봤다. 아오 개운한데 졸려.

#2. 어머니가 일주일간 여행을 가셨다. 나는 말이지, 내가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단다, 라며 풍류기질을 내비쳤던 어머니. 놀라운 것은 그 빈자리를 소리소문 없이 아버지가 하나 둘 가려내고 계셨다는 것. 엄마! 빨리 돌아와요. 엄마가 안계시니까 아빠가 텔레비 틀어놓고 만날 잠들어요!

#3. 석달간의 기나긴 울산교육을 위해 짐을 쌌다. 물론 매 주말마다 집으로 돌아오지만 울산에서의 기나긴 생활을 어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연신 생각이 많다. 첫주는, 일단 너무도 바쁘게. #1 에서 못한 것들을 챙겨야 해서... 제길슨.

#4. 내가 누리고 있는 행복과, 나로 인해 언짢았을 사람들의 '저 말새끼' 하는 것과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잠깐 고민했다. 역시나, 나는 소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