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씨

불친절한 원씨

방바닥 2007. 11. 19. 18:04
 세미나 발표 시간. 원씨는 당췌랄리 '세미나 발표란 예의가 우선" 이라는 똥개철학을 갖고 있는지라 시덥잖은 개그를 날리거나 반말을 찍찍 싸대거나 쓸데없는 말, 예를 들어 영어로 발표를 하던 중 갑자기 "아.. 한국말로 할까' 라는 멘트를 날리거나 발표중 발이 무언가에 부딪치자 "아 이거 모야?" 라는 말을 한다거나 의미없는 혼잣말을 날리는 경우, 가차없이 꼴등이나, C의 점수를 매기곤 한다.
 10분 발표를 10명 앞에서 할 경우, 이는 총 100분이라는, 영화 한편 분량의 엄청난 시간을 뺏는 것이다. 때문에 발표자는 그 시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100분 이상의 충분한 준비를 통해 10분의 발표에 임해야 한다. 그것이 그 10분을 내 준 참석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뿐만 아니라 10분안에 들어가는 내용은 모두 그 발표를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라도 유익한, 즉 남길만한 내용이 되어야 하며 시덥잖은 유머나 분위기 전환용 삼천포 개그는 청중들의 집중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 짤막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재밌는 개그로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녹여서 전달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말이다.
 방금도 이런 불친절한 원씨는 발표자가 참석하지 못해 조원 중 한 사람이 급히 땜방으로 나와 "죄송합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발표한 조 보다 "아 이거 모야" 라는 쓸데없는 말을 남긴 조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다.
 발표. 정말 하기 싫지만 하고 나면 나타나는 단점과 장점, 하면 할수록 무언가 늘어가는 것 같은 발표스킬에, 하기는 싫지만 꼭 해야 하고, 하기는 싫지만 하고 나면 기분은 괜찮은, 하여튼, 아무튼 뭐 그런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