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비권 총학의 MB 지지

방바닥 2007. 11. 29. 13:52
 블로그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언제나 한 발 늦는 원씨. 뒤늦게 관련 사실을 접하고 난 뒤 이 난센스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비권을 내걸고, 혹은 정치색을 배제한 채 당선된 선본의 경우 이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허나, 2003년도 고려대학교(안암) 총학생회장(2002년도 11월쯔음에 당선된 것으로 기억한다)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민노당 후보였던 권영길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일이 이처럼 큰 문제거리로 떠오르지도 않았으며 게시판에 난무하는 총학생회의 비난 글도 그닥 크지 않았다. 이런 것을 예로 들며 혹자는 "왜 그 예전 민노당을 지지했던 선본은 비난하지 않았으면서 MB를 지지하는 선본은 비난하느냐" 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약간 핀트가 어긋난 접근 같다.
 즉 당시 민노당을 지지했던 총학은 선거 유세를 할 때도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밝혔으며 '운동권' 이라는(정작 운동권 학생들은 이 표현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타이틀을 걸고 당선이 되었다. 그만큼 자신의 지지에 대한 정당성을 획득했으며 때문에 좋던 실던, 대표자로 결정된 선본은 특수 정당 지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MB를 지지한다는 선본의 경우는 어떠한가. 고려대학교 서창 캠퍼스나 안암캠퍼스나 현 총학의 경우 우라지게 욕을 먹었던 운동권 학생들을 밟고 일어선 비권총학이다. 그들은 정치색을 배제하겠다고 했으며 학생들의 복지만을 생각한다 했지만 서창 총학의 경우 그런 그들의 약속을 저버리고 말았다.
 때문에 비난을 받는 정도는 각오했어야 했다. 그들의 짧은 생각을 반성해야 하며 그들을 학교의 대표로 뽑은 고려대학교 서창 캠퍼스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해야 한다.
 너무 우울하다. 비록 많은 선본들이 '자신들은 지지하지 않았다' 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이 들고 있는 MB ♡ 라는 문구와 그들이 발표한 '일자리 때문에 경제를 잘 아는 이명박을 지지한다' 라는 성명서는 대학이라는 의미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그리고 한국의 대학이 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대학은, 취업을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며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잠깐 들린 취업 학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