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빨래

방바닥 2007. 6. 7. 02:59
 세탁기에 빨래를 돌려 놓고 깜빡 잠이 들었다. 허겁지겁 일어나 4층으로 뛰어가 보니 누가 "일시정지" 눌러 놨는지 18분에서 정확히 멈춰 있었다. 쌍. 누구야.
 다시 동작 버튼을 누르고 옆 세탁기를 열어보니 누가 아예 전원 버튼을 꺼 놨는지 물에 푹 잠긴 빨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쌍, 누굴까.
 예전에 어머니가 오셨을 때 내 세탁기 안에 누군가 여성 비키니 수영복을 넣어 놓고 사라지는 바람에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 뛰어 내려오신 적이 있었는데 날카로운 나의 추리력으로 짐작한다면, 모두 동일범의 소행이 아닐까 싶다. 8시 50분에 나가면 항상 있는 나의 신문이 9시 10분에 나가면 없어지는 일도 역시나 동일범일 것이다. 그 놈이 그 놈이고 이 놈이 이 놈인 세상.
 세탁기가 있는 곳과 출입문에 CCTV 설치를 건의해 봐야겠다. 누구냐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