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방바닥 2007. 3. 26. 03:17
 2주만에 집을 찾았다. 대면식 덕분에 밤을 꼴딱 새고 피곤한 눈을 붙들고 갔던 집에서 편하게 쉬며 tv를 보려 했던 계획은 엄마 아빠의 지나친 환대에 무너지고 말았다. 호섭아 양복 샀어. 어라 작네. 이거 한 번 입어봐. 음. 바꾸러 가자. 밥은 뭐 먹을까? 고기 먹을래? 너 고기 못먹는다며. 여기 말고 저기? 그래 저리로 가자.
 짜증나는 듯한 나의 말투에도 아랑곳 없이 마치 어린 아이 달래듯 시큰둥한 나를 데리고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옷도 사고 갈비도 먹었다. 토요일 하루, 우리 집의 스케쥴과 동선은 모두 나를 위해 움직였다.
 아직도 부모님의 이런 환대를 짜증으로 답하는 나는 언제쯤 철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