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천안함, 나의 반응

방바닥 2010. 5. 20. 13:00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나려나 보다. '1번' 이 쓰인 북한 글씨체를 찾았다는 얘기를 듣고 "푸히힛" 하고 낄낄 거리다 진지한 언론과 정부의 태도에 머쓱하게 입을 다물었다. 아직도 소수 언론에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많은 의문점들이 '1번' 에 묻혀 버리고 말았다. 언론 기사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그 많은 활자들이 쌓이고 쌓여 가슴이 답답해지는 기분이다. 북한에서는 날조라며 심지어 남한에 조사단을 파견하겠다고 한다. 정부에서 그렇다면 믿어야 겠지만 과정상의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이 드러나 신뢰가 가지 않는다. 어차피 지금 정부에게 투명성 뭐 그런걸 바라지는 않았으니깐. 정부가 이로서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북풍으로 인한 지방선거의 승리? 4대강이며 뭐며 지금 그런거 따질 때가 아니니까 일단 북풍 조지고 월드컵 끝나면 쉬쉬? 뭐 다 좋은데 일단 국방부장관 등 현재 고위급들 다 짜르고 법에 맞게 처벌하는 거 우선,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여당의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 대책 논의, 뭐 이런것들이 먼저 와야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그냥 북한만 조지겠다는 것이 우선이라면 이 얼마나 유치한 발상인가. 한미합동훈련 도중에 북의 침투를 허용했으니 미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 사과해라 새끼들아. 우리 나라 지켜 준다며! 이로서 북한의 군사력이 한미 연합군을 우롱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 됐으니 군 전체의 시스템 점검 및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개인적으로 예비군 훈련 할 때 드는 돈을 국방비 향상에 쓰면 굉장히 효율적인 투자가 될 것 같은데).  
 어쨌든 그래서 나는 주식을 팔았다. 오늘 천안함 조사 발표가 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겠지, 매도가 이어지겠지, 가격이 떨어지겠지, 라는 지극히도 초보적이고 단순한 생각으로 매도 버튼을 눌렀다. 나이 29의 원씨, 천안함 문제에서 주식으로 이어지는 머리속 사고의 논리가 참으로 얄팍하고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