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최종을 앞두고
방바닥
2008. 5. 15. 01:42
다음주 월요일, 재료과에서 갈 수 있는 최고의 기업(?) 최종 면접을 앞두고 2차를 붙은 학교 친구들끼리 모여 술 한잔을 기울였다. 2차 합격자 발표날, 1박 2일의 2차 면접을 마치고 KTX를 타고 돌아온 10명 모두 합격, 지화자를 부르며 즐거움을 함께 했었는데 꽤 신빙성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최종 재료과 TO는 30명이라는 이야기에 갑자기 다들 약간 뾰로통해졌다. 작년만 해도 최종 면접시 경쟁률이 약 1.3~1.8 : 1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었기에 심지어 "눈과 코, 귀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 확인되면 합격" 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하는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우리 과에서만 10명이 붙었는데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합치면 못해도 최소 2 : 1 은 된다는 소리. 8명이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며 즐겁게 마시다가도 "최종 면접 경쟁률" 소리만 나오면 여기저기서 자신들의 추측을 담은 "그렇지 않을까?" 라는 의견으로 안도를 하기도 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한 걸음 나아가서는 "넌 어디어디 붙었잖어. 그 날 면접 보러 가지 말아라" "내가 면접 볼 때 말할거야. 누구누구는 어디어디 붙었다고. 낄낄낄" 와 같은 10%진담, 90%농담을 건내며 100% 쾌활하지 않은 썩소를 날리기도 했다.
한 잔 두 잔 넘기던 술잔이 이차로 이어지고 나름 많은 양의 소주에 정신이 알딸딸 할 때 쯔음 방으로 돌아왔다. 20대의 건장한 청년들과 한창 밝게 빛나는 아리따운 여학우들의 즐거운 웃음소리와 시시껄렁한 농담 뒤에 담겨 있는 피곤함과 걱정, 씁쓸함은 안보이는 듯 하면서도 진한 여운처럼 내 뒤를 따라왔다. 우리 중 누군가는 약 이 주, 혹은 삼 주 뒤에는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쉴수도 있을테고 그런 그들에게 내색하지 못하며 기쁨을 즐길 누군가도 있을테다. 만약, 가까워진 우리가 모두 붙는다면, 다른 학교의 또 누군가는 고개를 떨구며 "떨어졌어요" 라는 연락을 부모님 혹은 친구에게 전하는 이가 있을테다.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테지만 한켠으로는 너무도 슬픈, 우리 대학생들의 자화상이다.
한 잔 두 잔 넘기던 술잔이 이차로 이어지고 나름 많은 양의 소주에 정신이 알딸딸 할 때 쯔음 방으로 돌아왔다. 20대의 건장한 청년들과 한창 밝게 빛나는 아리따운 여학우들의 즐거운 웃음소리와 시시껄렁한 농담 뒤에 담겨 있는 피곤함과 걱정, 씁쓸함은 안보이는 듯 하면서도 진한 여운처럼 내 뒤를 따라왔다. 우리 중 누군가는 약 이 주, 혹은 삼 주 뒤에는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쉴수도 있을테고 그런 그들에게 내색하지 못하며 기쁨을 즐길 누군가도 있을테다. 만약, 가까워진 우리가 모두 붙는다면, 다른 학교의 또 누군가는 고개를 떨구며 "떨어졌어요" 라는 연락을 부모님 혹은 친구에게 전하는 이가 있을테다.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테지만 한켠으로는 너무도 슬픈, 우리 대학생들의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