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최홍만과 이태현

방바닥 2006. 10. 8. 12:08
 최홍만이 K-1에 진출한지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밥샵을 이기며 파란을 일으켰던 최홍만은 어느덧 K-1의 강자 제롬 르 밴너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만큼 발전한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너무 빨리 프라이드링에 오른 이태현은 험난한 길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끊임없는 노력만 뒷받침 된다면 프라이드 내에서 어느 정도의 위상은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물론 나만의 생각).
두 선수 모두 한국 씨름계의 대들보였다. 이태현의 경우 백두장사 최다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최홍만 역시 테크노 골리앗이라는 별명으로 모래판을 휘어 잡았었다. 하지만 그들은 씨름을 등졌다. 제명까지 들먹이던 씨름계의 언로들과 수많은 팬들의 질책 속에서, 그들은 일본의 격투기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만 화살을 돌릴 수는 없다. 비인기 종목임에도 자신의 미래를 걸고 오직 씨름에만 매달렸던 이들 개인에게 한국 씨름을 책임지라는 짐을 떠넘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가까운 일본 스모의 경우 정부 차원의 대폭적인 지원으로 아직도 황금시간 대의 tv중계는 물론 끊임없는 진흥 정책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샅바를 쥐어잡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씨름지망생들이 고민을 하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 역시 여건만 된다면 더 좋은 조건에서, 관중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으며 경기에 임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프라이드 광팬으로서 어서 빨리 이태현의 성장 모습을 보고 싶다. 뿐만 아니라, wild boys의 음악이 깔리며 수많은 관중들 사이로 모래판에 등장하는 한국 씨름선수들의 모습 역시 어서 빨리 보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씨름 선수들 개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