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폭력

방바닥 2007. 6. 27. 22:27

 5, 6월호 고대문화에 한 전경 출신의 복학생이 조금 감정적인 투고를 했다. 그는 지난 호 고대문화에서 '전경' 을 '콩밭' 에 비유한 것과 '폭력? 사실은 별거 아닌 문제' 라는 고대문화의 표현을 빌어 '폭력을 정당화 한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과거 집회에서의 폭력은 옳은 길을 위해서 행해진 것이며 국민들이 모두 동조했기에 지금과 다르다' 고 했다. 덧붙여 '그것은 바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진 폭력이며 대국민적 공감대가 없었기에 옳은 행동이 아니라' 며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기를 고대문화에 요구했다.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글을 학생들에게 내미는 것 역시 틀린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사를 쓴 고대문화 '철운' 님은 '결코 이익단체에 이기주의가 아니라' 며 '농민을 예로 들 경우 이 분들에겐 생존의 문제이고 농민의 몰락은 사회적으로 큰 파급을 나을 것' 이라며 'FTA가 국민적인 호응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들의 행동을 이익단체의 이기주의로 보는 것은 파편화된 이기심' 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주류언론의 논지에 얽매여 있다' 며 '독자님이 생각하는 집회의 상은 무엇이고 국민적인 호응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를 반문했다. 덧붙여 독자의 의견이 감정적인 것을 이해한다며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요' 라는 말로 글을 내리고 있다. 철운님의 글을 읽으며 내 절친한 친구 한 명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폭력의 이유가 정당하다면 그러한 폭력은 용인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친구의 의견인 즉슨,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폭력은 '안된다' 는 것이다. 하지만, 폭력이란 단순히 치고박고, 물리적인 힘의 충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가 아무런 힘이 없는 약자를 거리로 내팽겨치는 것 역시 폭력이며 빗대어 경영권을 쥐고 있는 자가 근로자를 부당해고 하거나 초법적 권한으로 탄압하는 것, 한미FTA로 인해 거대자본이 힘없는 농민들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 역시 폭력이다. 어쩔 수 없이 짓누르는 권력 앞에 쓰러지는 많은 약자들이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해도해도 할 수 없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지르는 외침에는 어떤 방법이 존재할까. 철운님이 이야기했듯이 '지금의 집회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은 언론의 영향이 크고 우리가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 이다. 투쟁방식을 이야기하지만 그의 말마따나 '자기보다 강한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세월이 지나도 바뀌기 힘든' 부분이다.
 
 아직도 주류 언론은 FTA를 받들어 그것에 투쟁하는 많은 이들에게 '폭력' 이라는 굴레를 덧씌운다. 그들의 그런 행동 역시 야비한 '폭력' 이란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덧 : 얼마전 산자부 차관이 발표하는 FTA관련 포럼에 참석했었다. 결국, 그도 인정을 했듯이 FTA로 피해를 보는 쪽은 '농민'과 '중소기업'. 약자만이 피해를 보는 사회가 바로 FTA일텐데, 그는 앞으로 FTA모드로 나아가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