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한가위입니다
방바닥
2006. 10. 2. 21:56
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예상 외의 긴 연휴 덕분인지 달력을 넘기는 들뜬 손가락과 몇 초 동안 지긋이 내려보며 빨간 날 수를 확인하게 되는 흥분어린 가슴은 비단 저만의 모습의 아닐 겁니다. 고연전 덕으로 훌쩍 지나가버린 9월과 연휴로 첫 주를 반납하고 들어가는 10월. 왠지 올 2학기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파지는 자생관 식당 메뉴처럼, 그렇게 훌쩍 꺼져버릴 것 같습니다.
과도관에 앉아 물리화학책과 몇 시간 동안 씨름을 하다 보니 슈뢰딩거가 조용히 저에게 말을 건냅니다.
"gg치시죠.."
쓴 입맛을 다시며 필통을 정리하는데 주위에 있던 학우들의 표정에서 왠지 근심어린 한숨과 넋빠진 기운이 묻어 납니다. 그래도 연휴인데, 점점 줄어가는 공휴일을 앞두고 찾아온, 커다란 보름달 만큼이나 넉넉함이 묻어나는, 기나긴 연휴인데, 이곳은 여전히 삭막하기만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우울한 경제 사정과 괜시리 부모님께 죄송함이 더해가는 등록금과 용돈, 코 앞으로 다가온 취업과 다음주부터 시도 때도 없이 시작 될 시험들. 아무리 주위를 둘러 보아도 한가위라는 느낌은 평소보다 조금 많이 드러난, 과도관의 빈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한 번 쯤,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추석 연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간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주위의 이웃을 둘러보며, 소홀했던 적은 없는지,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적은 없었는지, 너무 이기적인 언행을 보인 것은 않았는지.
한 자, 한 자 옮겨 적으며 가시방석에 앉은 마냥 편치 않은 것을 보니 저 역시 이 말에 자유로울 수는 없나 봅니다. 그만큼 삭막하게 살아온 것 같기도 하구요.
슈뢰딩거는 전투적인 자세로 제게 요구합니다. "한 번 더 시도해봐" 어느덧 음료수 한 개를 건내며 제 옆 자리를 차지한 친구 녀석이 농을 건냅니다.
"모해"
"슈뢰딩거. 열라 복잡해 쌍!"
"야, 니 얼굴이 더 복잡해"
환한 그의 웃음과 함께 연휴의 시작을 맞습니다. 부디 그 환한 웃음 만큼의, 넉넉함과 정이 함박 담긴, 한가위를 보내셨으면 합니다.
과도관에 앉아 물리화학책과 몇 시간 동안 씨름을 하다 보니 슈뢰딩거가 조용히 저에게 말을 건냅니다.
"gg치시죠.."
쓴 입맛을 다시며 필통을 정리하는데 주위에 있던 학우들의 표정에서 왠지 근심어린 한숨과 넋빠진 기운이 묻어 납니다. 그래도 연휴인데, 점점 줄어가는 공휴일을 앞두고 찾아온, 커다란 보름달 만큼이나 넉넉함이 묻어나는, 기나긴 연휴인데, 이곳은 여전히 삭막하기만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우울한 경제 사정과 괜시리 부모님께 죄송함이 더해가는 등록금과 용돈, 코 앞으로 다가온 취업과 다음주부터 시도 때도 없이 시작 될 시험들. 아무리 주위를 둘러 보아도 한가위라는 느낌은 평소보다 조금 많이 드러난, 과도관의 빈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한 번 쯤,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추석 연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간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주위의 이웃을 둘러보며, 소홀했던 적은 없는지,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적은 없었는지, 너무 이기적인 언행을 보인 것은 않았는지.
한 자, 한 자 옮겨 적으며 가시방석에 앉은 마냥 편치 않은 것을 보니 저 역시 이 말에 자유로울 수는 없나 봅니다. 그만큼 삭막하게 살아온 것 같기도 하구요.
슈뢰딩거는 전투적인 자세로 제게 요구합니다. "한 번 더 시도해봐" 어느덧 음료수 한 개를 건내며 제 옆 자리를 차지한 친구 녀석이 농을 건냅니다.
"모해"
"슈뢰딩거. 열라 복잡해 쌍!"
"야, 니 얼굴이 더 복잡해"
환한 그의 웃음과 함께 연휴의 시작을 맞습니다. 부디 그 환한 웃음 만큼의, 넉넉함과 정이 함박 담긴, 한가위를 보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