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in 신촌

방바닥 2012. 9. 8. 17:04

여자 : ## 지방 사람들 정말 괜찮던데. 그렇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봤거든요.

남자 : 제가 ## 지방 사람들 네 명을 아는데 다 똑같아요. 정말 그래요. 그쪽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여자 : 저도 그런 것 조금 느꼈어요. **지역 사람들은 조금 다르더라구요 ## 사람들과. 제가 아는 사람들이 ##에 꽤 많이 있는데 다들 그래요. 그래서 전 처음에 그쪽에서 사셨다고 해서 그럴 줄 알았거든요.

남자 : 아니요. 저도 거기서 태어난 것은 아니었거든요.

여자 : , 그러셨구나... (중략)

여자 : 아 맞다 혈액형 @형이시죠?

남자 : 네 맞아요.

여자 : 어쩐지. 소개팅 하기 전에 너무 세심하신 거에요. 그래서 분명 @형일거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저는 &형이에요. &형이 조금 어쩌구자시구 하잖아요?

남자 : 네 저는 전형적인 @형이라는 소리 많이 들어요. 그런데 &형은 조금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나요?

여자 : 아니요, 저는 $같은 &형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성격이 저쩌구자시구 하거든요. (중략)

남자 : 우리 회사 신입사원들 보면 %%대 출신들은 이러저러하네요.

여자 : 아 그래요? 우리 회사 애들은 %%대 애들 조금 있는데 저러이러하던데.

남자 : 그래요? 우리 애들은 이러저러하던데.

 

결혼식 한탕 해치우고 결혼하는 친구의 결혼 전 모임을 기다리며 신촌의 한 카페에 앉아 간만에 느긋한 시간의 여유를 느끼며 독서에 몰입 하고 있는데 옆자리 소개팅 남녀의 즐거운-_-대화가 귀에 거슬린다. 3시간 내내 쓰잘데없는 소리만 지껄이던 이들은 자신들이 마시던 음료 잔과 각종 휴지 등을 테이블 위에 그대로 두고는 자리를 떴다.

좋은 대학에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 것 보면 공부 좀 한 모양인데 지역으로 사람의 특성을 재단하고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며 출신 대학으로 사람의 무리를 결정지으려는 철학의 부재가 참으로 안타깝다. ,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갖고 있는 개똥철학-_-이 그들보다 낫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지역, 혈액형, 출신 대학을 갖고 3시간을 떠드는 그들의 수준 안타깝다는 것-_- 흠 결국 같은 말인가-_- 하여튼, 이 둘은 잘 될 것 같다. 남자가 평촌에서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일찍 만난 것 같은데 자신이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한다.

결국 그들의 대화에 신경 쓰다가 두 번째 책(졸라 어렵다)-_-을 분명 10페이지 이상 읽었는데 뭔 말인지 이해안가 다시 맨 앞으로-_-

아 쓰벌 근데 왜 내 옆자리에는 남자 둘이 같은 곳을 마주보며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거지-_-두 소개팅 남녀가 떠나고 빈자리에는 새로운 소개팅 남녀가 자리를 채워 서로의 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3분마다 이어지는 침묵-_- 남자도 애를 쓰는 것이 느껴지고 여자도 최선을 다하는 듯하다.

남자와 여자는 어딜 가도 서로를 찾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