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방바닥 2007. 1. 24. 10:19
 방 계약을 완료했다. 침침하고 어둡고 음흉하고 눅눅했던 언덕 위 반지하 월세방에서 뛰쳐 나와 2년을 내다보고 전세를 구했다. 지금 계약한 방 보다 학교와의 접근성과 창문의 크기, 일사량등이 월등히 우수했던, 열라 탐나던 방은 등기부 등본을 열어 보니 압류 투성이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금 방 역시 기존의 방에 비하면 100배 이상 좋은 방인데 일단 이공대와 근접한 안암 로터리 부근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창문 역시 남향에 위치해 있고 3층이기에 지난 1년간 부족했던 햇빛은 마음껏 받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화장실의 세면대 역시 어느 일급 호텔 부럽지 않다. 예전 화장실에는 세면대가 없어서 엉거주춤 자세로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곤 했는데 덕분에 허리가 한 3, 4개월은 늙은 것 같다. 바로 앞이 전씨김씨네 집이라는 것도 득이다. 밥을 먹거나 집에 갈 말동무가 있어 좋고 가끔 외로울 때면 함께 밤을 보낼 수도(..) 있으니 일석 몇조냐;;
 이제 이 곳에서 남은 대학 생활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기에 집에서 컴퓨터도 가져 올 생각이다. 인터넷을 연결하고 1년 동안 소홀했던 블로그 관리와 이웃 방문도, 그리고 글쓰기 연습 역시 꾸준히, 이어 갈 것이다.
 기초 터전이 잡히고 나니 시작이 반이라고 마음이 한결 가볍다. 방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던 지난 몇 주간 둥둥 떠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확정되고 나니 차차 안정이 되는 느낌이다. 역시, 사람은 돌아갈 집이 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