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힘들었던 한 주가 끝났다. 휴일도 없었다. 타지에서 뻥뻥 터지는 특종 기사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일을 빨리 못하다 보니 밥 먹을 시간은 없고, 어떻게든 기사를 만들어야 하니 밤 9시에 취재원을 만나러 여기저기 쏘다니기도 했다. 잠은 부족하고, 밥은 안 먹는데, 왜 살이 안 빠지는지, 이건 미스테리-_-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화요일에 뭔 일이 있었지, 수요일은, 하고 돌이켜보면 까마득하다. 일정을 적어둔 메모란을 다시 보지 않으면 뭔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어제는 집에 들어오니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 일요일에는 취재를 하러 대구에 가야 한다. 내게 주어진 쉬는 시간은 오늘 저녁과 내일 뿐인데 오늘은 또 다른 작은 회식이. 다음 주 현충일도 출근이니 이거 큰일이구나. 아 더 큰일은 다음 주 선배가 출장이다. 기사를 더 찾아야 한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상황,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점점 나아지겠지, 나도 다른 선배들처럼 기사를 잘 쓰는 날이 오겠지, 라는 ‘희망’ 때문이다. 희망 대신 ‘믿음’이라고 적지 않는 이유는 아직 내 실력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없어서다.
이렇게 힘이 들 때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꼭 있다. 피곤에 쩔어 자고 있을 때 조용히 들어와 두부 넣고 된장찌개를 끓일 줄 아는 그런 사람, 씨발 영화 같이 봐! 하고 말했을 때 밤늦게 와서 영화 같이 봐 준 남자새끼들, 문득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 쒸팡, 술이 안 깼나보다-_- 술이 깨기 전에, 술을 마시러 가자-_- 금요일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