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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병원

결국 참지 못하고 병원을 갔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 지난 번 병원을 찾은 것은 잦은 음주와 야근-_-으로 인해 기력이 저하;; 됐기 때문이었는데 이번엔 배가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서였다. 한 달이 훌쩍 지나서 집에 왔는데 결국 일요일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밥 한 끼 못 먹고 누워서 골골거렸다. 물만 먹어도 바로 화장실로 직행, 물이 그대로 엉덩이로-_-나왔다. 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쌓인 지방이 내장을 눌러서 그런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과는 장염과 위염 더블 어택-_- 니미럴. 주사를 맞고 링게르를 맞았다. 궁금한 마음에 “진통제도 있나요?, 제가 밥을 24시간 동안 못 먹었는데 여기에는 지금 포도당이 있나요? 비타민도요?” 하고 꼬치꼬치 물었더니 바로 옆에 누워있던 아줌..

일상 2012.03.26

링게르(링거?)를 맞고 왔다. 4일 연속 술을 마셨더니(금요일 대략 소주 2병-_-, 토욜 소주 2/3병+맥주, 일요일 소주 2병, 월요일 소주 2병 + 알파) 몸이 화가 났는지 주인인 내가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잘 못받아 들였다. 아침엔 손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교육을 받기 위해 앉아 있는데 속에서 난리가 났다. 내보내 달라는 것이냐? 그런게 아니에요! 그럼 뭐냐? 일단 먹기만 해봐요 뭐든! '위'와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다(응?) 결국 사내 부속 병원을 찾았다. 오늘도 술 드실 겁니까? 아니요, 죽을 것 같습니다. 링게르 맞고 가세요, 그리고 술을 자제하시구요, 덩치는 산만해서 약하시네. 덩치 산만한 거랑 주량에 대한 상관관계를 밝힌 논문이라도 읽으셨나보죠? 라고 대꾸하려다 말 할 기운도 사라졌는지 ..

일상 2010.06.08

"꿈이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교육 시간에 푹 삶아 늘어진 비겟살처럼 흐믈거리는 교육생들을 앞에 두고 영 강의할 맛이 나지 않으셨는지 강사님께서 동영상 강의를 보여주셨다. 나 역시 무섭게 감기는 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다 이마를 책상위에 붙인 채 잠이 들고 말았는데 강연의 핵심내용은 "꿈이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였다. 그래야 자신처럼 유명해진대나 어쨌대나, 하여튼. 없는 실력으로 한창 기자를 꿈꾸던 군복무시절,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신문을 파고 사설을 외웠다. 어줍잖은 글들을 써내려가며 이것저것 참으로 많은 책을 뒤적였고 영어 공부 및 상식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때는 확고한 꿈이 있었다. 비록 게으름과 능력 부족을 탓하며 '기자'라는 꿈은 언감생심 ..

일상 2009.04.09

누가 우릴 위로해주지

일요일 밤 12시,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차태현이 뒹굴거리며 귀신과 한판 승부를 벌이려고 폼잡는 CF, 아 어찌 이리 직장인의 마음을 잘 표현했을까나. 더군다나, 오늘처럼 휴일이 일요일과 겹쳐 +1 휴식, 토, 일, 월, 연짱으로 3일을 쉰 날이면 내일 아침 핸드폰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떠 그래도 아직 쌀쌀한 날씨에 출근길에 오르는 그 장면, 상황 자체가 비극으로 다가온다. 뭐 그렇다고, 내가 회사에서 그리 큰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신입 딱지를 떼지 못했기에 "원씨는 적응을 잘 못하네" 라는 소리나 듣고 있는 어리버리 사원이기에 복학 뒤 5학기 동안 느꼈던 '자유' 의 화려함과 눈부심에서 내 몸이 완전히 적응하고 있지 못한 듯 보인다. 일찍 집에 들어와 책을 뒤적이며 이런 저런 생각에 뒤..

직장 2009.03.02

신영이의 소개로 만나게 된 분들과 함께 책이 나왔다. 별거 아니지만 재밌는 경험과 또 다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은 참으로 큰(!)일. 인세는, 일단 어제 먹은 술 값의 절반도 안나왔을 듯 하다. 어제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취한 상태에서 신촌에서 안산까지 무난히 도착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명세표를 보며 간간히 기억을 해내니 여명도 한 캔 사먹었고 컨디션도 하나 사 먹었고 잃어버린 것 없이 총알 택시를 타고 집 앞에서 내린 듯. 아침에 눈을 뜨니 팬티바람에 침대 속에서 비비적 거리고 있었고 어제 열심히 구워먹은 마늘 냄새와 폭탄주의 씁쓸한 끝맛, 은은히 베어있는 담배냄새가 뒤섞여 가공할만한 홀애비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우루사를 사야겠다... 원래는 이 내용을 쓰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정신이 없는 관..

원씨 2009.03.01

기회

'기회'가 찾아 왔었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앞으로 또 일어날지 모르는, 그리고 그 때는 나의 의지에 의해, 나의 실력에 의해 일어나게 될, 일어나야만 하는 그런 기회가 잠시 찾아 왔었다. 물론 이번 '기회' 는 우연찮게 찾아왔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전화를 받고 주말동안 꿈을 꾸었다. 너무 빨리 찾아온 '기회', 놓치면 어쩌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내 실력이 받쳐주려나, 갖은 고민을 하며 토요일을 보냈고 일요일이 되자 지친 마음에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이게 될리가 없겠지, 꿈은 잠시 꿈으로 남겨두자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결국 그렇게 나를 다잡아 줄 해프닝(?)으로 이번 '기회'는 지나간 듯 보인다. 서지 않고 순식간에 플랫폼을 지나가 버린 열차처럼 너무..

직장 2009.02.19

시작

임단협 타결 소식과 함께 다시 두둑해질 통장을 껴안고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 가기 위해 셔틀버스에서도 기를 쓰고 잠을 참는 원씨. 신입사원 티를 내기 위해(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있긴 하지만) 시간이 남음에도 연구소에 도착해 아침밥을 먹지 않고 바로바로 사무실로 튀어간다. 튀어간다기 보다는 드넓은 연구소 중간에 위치한(?) 파일럿2동으로 버스를 타고 또 이동. 사무실에 들어가는 시간은 7시 45분 정도. 다행히 그룹장이신 차장님도, 내 뒷자리에 계신 실장님도 아직 도착하지 않으셨다. 셔틀을 타고 출퇴근을 하기에 입사 전 많이 들었던 "신입사원으로서 일찍 출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적지만 그래도 혼자 보이는 눈치는 어쩔수가 없다. 오토웨이에 접속, 신입사원 사이버 교육을 받으라는 부장님의 메일을 확인하고 나..

직장 2008.09.03

늦은 졸업

초등학교때 부터 절친했던 친구가 벌써 굴지의 모기업에 입사해 얼마 전 참으로 비싼 밥을 샀다. 아직 연수중이지만 통장으로 들어온 돈에 화들짝 놀랐다던 그는 재수없이 대학에 입학, 1월 군입대와 칼복학, 그리고 3학년 겨울방학 인턴, 4학년 여름방학때 입사를 확정 지으며 일사천리로 사회로 뛰어 들었다. 재수로 1년, 10월 군입대 덕에 한 학기 밀리고, 이것 저것 해 보겠다며 한 학기를 또 쉴 생각을 하는 나는 그에 비해 2년이나 늦게, 사회로 나아가게 된다. 2년이면 연봉으로만 따져도 수천만원 수준이고, 진급까지 고려한다면, 경제적으로는 오지게 밀리는 상황이다. 평균 27쯔음에 졸업을 하는 남학생들의 경우를 봐도 28에 졸업을 하니 이제는 어딜 가도 학생때에는 그 무리에서 연장자가 된다(물론 회사 입사 ..

일상 2007.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