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25

화장실 어색

화장실 갔는데 직장 선배가 소변을 보고 있을때. 쿨하게 인사를 하면 되는데 직급이 너무 높을 때. 별로 친하지도 않고 말도 대화를 나눈적도 별로 없는 선배라면. 약간 어색. 이를 닦으로 갔는데 누군가 먼저 이를 닦고 있을 때. 내가 늦게 갔으니 이 사람보다는 오래 닦아야 왠지 나를 청결한 사람이라고 여길 것 같다는 생각이... 하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이를 닦으시는 분이면 낭패. 화장실에 앉아 볼일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별 해괴망측한 소리들이 들려올 때.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을 때.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옆 칸에 있던 사람과 동시에 나왔을 때... 근데 직장 상사였을때... 사장님이면? 응?

낙서 2011.10.07

넷북 구매

슬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넷북을 하나 구매했다. 사양, 디자인, 뭐 이런거 신경 안쓰고 회사 쇼핑몰 들어가서 판매량이 가장 높은 것 중에서 가격을 비교했는데 솔직히, 신민아 때문에 샀다. 은지 누님이 hp 이쁜 넷북이 있는 걸 몰랐다. 팔라고 했더니 싫단다. 주중에는 빌려줄테니 주말에는 달란다. 왠지 또 전투의 기운이 몰아치는 것 같아서 그냥 질렀다. 10개월 무이자 + 직원 할인, 분명 자동차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넷북도 싸게 살 수 있다니 참 좋다. 신민아 처럼 이쁘게, 어디 한 번 사용해 봅시다.

낙서 2010.06.09

다른

원하는 노래를 제대로 듣고 싶어서 얼마 전 멜론에 가입했다. 워낙 흐름을 타지 못하는 인간이다 보니 신곡 보다는 예전에 듣던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경향이 있는데 당췌 구할 길이 없더라. 귀가 닳도록 들었던 서영은의 노래들. 귀에 꽂고 있으니 출근 버스에서조차 잠이 오질 않는다. 노래를 찾다 보니 서영은이 부른 '아마도 그건' 이 있었다. 영화 과속 스캔들에서 박보영이 부른(직접 부르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아마도 그건' 은 가사를 생각하지 않고 들으면 노래가 참 밝게 느껴졌는데 서영은은 참 구슬프게 불렀다. 같은 노래가 참으로 다르다. 그런데 가사를 잘 들어 보니까 어찌 보면 살짝 미소 지으며 불러도 그런데로 맛이 나고 오만상 찌푸리면서 닭똥같은 눈물 뚝뚝 떨어트리며 불러도 또 그 노래 그대로의 맛이 살..

낙서 2010.03.25

만족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남도 사랑할 수 없다. 내가 건강하고 내 스스로의 삶에 만족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이제껏 남을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 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생각이 무서운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다. 스스로가 우선이다. 다른 이를 먼저 생각함에 오는 만족은 한계가 있다. 이기적인 생각 같지만 희생 역시 '만족' 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결과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때문에, 난 지금 퇴근을 해야만 한다...

낙서 2010.02.23

수다 1

"응 여보세요? 나왔어? 응 나 지금 가고 있지. 야 우리 얼마만이냐 대체? 백만년만이야. 응숙이 생일 때 보고 못본거지? 어쩜 기지배 왜 이리 연락이 없니. 어머어머. 너 혹시 목도리 생겼니? 누구니 누구니. 한 달 사이에 대체 뭔 일이 생긴거야. 에이 응큼한 년. 얘기해 봐 얘기해 봐. 아직 사귀는 건 아니라구? 언제 만났는데? 소개팅했어? 뭐하는 애야? 에이, 뭐 얼굴이 중요한가. 마음만 맞으면 되지. 아닌가? 깔깔깔. 뭐? 응, 소개팅 첫 날, 응, 응, 응? 밥먹다가? 뒤로 자빠졌다고? 아하하하하하, 아이구 배야, 아이구. 왠 추태야. 햄버거 먹는데 뒤로 왜 자빠져? 사람들 많았어? 어디서? 거기 사람들 줄 서서 기다리는데잖아. 아이구. 넌 이제 죽으면 되겠다. 세상에 어떤 여자가 소개팅 첫 날..

낙서 2009.10.28

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얼마 전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선배, 누구 알죠? 어때요?" "뭐 괜찮지. 근데 남자친구 있어" 라는 나의 말에 그는 "아니 그건 아는데.. 학교에서 만났는데 나하고 눈이 마주쳤는데 계속 쳐다보더라구요. 옆에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래서 그냥 지나쳤다가 뒤로 또 돌아보니까 또 나를 보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한 번 말걸어 볼까 하고요" 도시락 싸갖고 다니며 말리려다가 경험을 해봐야 깨닫겠거니, 하는 마음에 관두었다. 남자들이란 하여튼. 어쨌든, 간만에 흥미로운 영화 한편을 봤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보는 내내 어디서 한번쯤 봤던 이들의 연속적인 출연에 멍하게 입벌리고 정신없이 보다보니 약간 개운하지 않은, 회색 양복 바지 입고 소변 보고 나왔는데 바지 자크 주변에 알알이 박혀있는 수분의..

낙서 2009.03.04

소녀시대

점심시간. 식당으로 팀 선배분들과 슬렁슬렁 걸어가고 있으면 심심찮게 들려오는 소녀시대의 Gee. 그닥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는데 옆 팀 동기가 엄지 손가락을 있는 힘껏 치켜들며 팬클럽 회장이라도 되는 냥 "짱" 이러길래 찾아봤더니 이건!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려는지 굽 높은 신발에 두근두근, 몸매가 모두 드러나는 꽉 끼는 청바지, 그리고 손가락을 갖다 대면 왠지 갸날픈 노랑, 파랑, 분홍색의 파스텔 색이 묻을 것만 같이 뭇 사람들의 시선을 한방에 고정시켜 버리는 형광색 티셔츠. 이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팀선배의 말이 정답일 듯. 옮겨보면, "왜 그거 있잖아요. 그냥 무대 의상이 아니라 평상복처럼 보이는거. 남자들로 하여금 괜시리 길거리 지나가다 한 번 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안기는 거...

낙서 2009.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