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연수 기간 동안 매일 집으로 날라오던 경향신문은 부모님께 눈엣가시였다. 어머니는 일주일 내내 주인없는 신문을 치우며 "이새끼, 차라리 두달동안은 좀 끊지" 라는 말로 만날 혀를 차셨고 방구석에 쭈구리고 앉아 대충대충 핥아보는 내게 "돈이 얼마야!" 하시며 역성을 내시곤 하셨다. 그러던 중 5개씩 매일 쌓여있던 경향신문이 조금씩 안방 화장실 근처에서 발견되기 시작했고 산만하게 구기적 거리는 모양새가 화장실에 오래 앉아 계시는 아버지가 펼쳐보신 모양이었다. 그렇게 한달. 신문의 기사가 '절대사실' 이 아님을, 좆선일보의 모양새를 아버지께서 조금은 느끼셨길 바랐지만 "어떻게 이렇게 반대의 이야기를 하나. 그래서 아들하고 잘 안맞는건가" 라는 소리와 함께 이명박의 국민과의 대화니 모시끼니 하는 방송을 들으며 살짝 나눴던 '말싸움' 에서는 "내가 조선일보만 보는데!" 라는 말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정치색(?), 이념(?) 등에 대한 커다란 벽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아버지를 비난한다거나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실감하며 아버지와는 말도 안나눌래, 라는 어리광을 부리려는 것은 아니다. 각 세대의 삶은 그 세대가 살아온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에 매일 오픈된 웹에서 이것저것을 둘러보는 우리 세대에 비해 그들의 세상은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쁜 일상에 '만들어진 창', '언론의 역할' 등 사뭇 진지하고 멋져보이는 이런 질문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고민할 여력이 있었을까. 비판은 하되 비난은 말자, 뭐 이런 마인드를 새기긴 했지만 생각해 보면 나의 판단과 근거가 존재하는 것처럼 아버지 세대의 분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판단과 근거가 존재할 것이다. 물론, '삶' 이라는 그 판단의 근거가 만들어지고 짜여진 역사라는 점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만.
출근길에 경향신문을 뒤적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기사를 좆선은 어찌 바라보고 있을까. 경향신문을 읽는 독자보다는 배로 많을 좆선일보 독자들이 그렇다면, 경향과는 다른 논조의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의 판단'에 따르면 추운 겨울 오줌을 한바가지 갈긴 뒤 엄습하는 몸떨림과도 같이 소름끼칠 일이지만 지금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여론일 것인즉, 우리 세대 역시 다음 세대에게 똑같은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나. 그렇다면 우리의 자식들은 그래도 우리보다는 보다 진보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나.
날씨가 쌀쌀해졌다. 퇴근 길 살짝 쿵 떨어지는 빗방울에 젖어들어가는 옷을 보면서 지난번의 다짐을 다시금 되새겼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언제나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조금 더 비판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면 어느새 스물스물 젖어버린 내 옷처럼 이 사회의 여론과 대세에 물들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의 블로그는 어찌 되어 있을까. 낄낄낄
이 일로 인해 아버지를 비난한다거나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실감하며 아버지와는 말도 안나눌래, 라는 어리광을 부리려는 것은 아니다. 각 세대의 삶은 그 세대가 살아온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에 매일 오픈된 웹에서 이것저것을 둘러보는 우리 세대에 비해 그들의 세상은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쁜 일상에 '만들어진 창', '언론의 역할' 등 사뭇 진지하고 멋져보이는 이런 질문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고민할 여력이 있었을까. 비판은 하되 비난은 말자, 뭐 이런 마인드를 새기긴 했지만 생각해 보면 나의 판단과 근거가 존재하는 것처럼 아버지 세대의 분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판단과 근거가 존재할 것이다. 물론, '삶' 이라는 그 판단의 근거가 만들어지고 짜여진 역사라는 점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만.
출근길에 경향신문을 뒤적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기사를 좆선은 어찌 바라보고 있을까. 경향신문을 읽는 독자보다는 배로 많을 좆선일보 독자들이 그렇다면, 경향과는 다른 논조의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의 판단'에 따르면 추운 겨울 오줌을 한바가지 갈긴 뒤 엄습하는 몸떨림과도 같이 소름끼칠 일이지만 지금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여론일 것인즉, 우리 세대 역시 다음 세대에게 똑같은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나. 그렇다면 우리의 자식들은 그래도 우리보다는 보다 진보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나.
날씨가 쌀쌀해졌다. 퇴근 길 살짝 쿵 떨어지는 빗방울에 젖어들어가는 옷을 보면서 지난번의 다짐을 다시금 되새겼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언제나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조금 더 비판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면 어느새 스물스물 젖어버린 내 옷처럼 이 사회의 여론과 대세에 물들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의 블로그는 어찌 되어 있을까. 낄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