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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

방바닥 2025. 1. 30. 22:57

요즘 주말마다 노트북과 책을 싸들고 집 근처 카페에 자주 들락거린다. 한 마디로 말하면 된장질 작렬 중.

집 근처에 ‘less is more’라는, 다소 철학적이고 있어 보이는 듯한 카페가 있는데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음은 물론이고 잔잔한 음악이 쉴새없이 흘러나와 책을 보거나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기에는 제격이다. 더군다나 까다로운-_- 내 입맛에도 딱 맞는 버블티가 있다. 얼마 전에는 버블티를 맛있게 쪽쪽 빨아먹고 있는데 점원이 오더니 재료가 한 가지 덜 들어간 것을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새로운 버블티로 바꿔주기도 했다. 열라 맛있었는데-_-. 5000원짜리 버블티 하나 시켜놓고 3~4시간 죽치고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으니 직원들도 참 친절한 듯하다.

지난해 5월부터 말까지 참 바쁘게 살아왔다. 스스로 일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은 듯 하다. 최선을 다 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없지만, 머리 한 쪽에는 내일의 일-_-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삶의 중심이 오로지 에 맞춰져 있었다. 주말에 중요한 약속(소개팅 애프터와 같은?)이 있더라도 회사에 출근할 사람이 없고 다들 쭈뼛쭈뼛 거리면 자연스레 제가 나와야죠라고 말했고 시키지 않아도 일요일 혹시 뭔 일이 터지지는 않을까하며 출근을 하고 노트북을 열었다(정작 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서도). 누군가 알아주기 바란 것도 아니고, 단순히 모자란 능력을 채우기 위한 미친-_-발버둥이라고 표현 하는것이 맞을 듯하다.

그렇게 여유가 없으니 사색-_-은 커녕 책도 많이 읽지 못했다. 소개팅을 하더라도 머리 한 켠에 떠도는 회사 일로 인해(누가 강요하지도 않았건만) 대화는 주변을 겉돌기 십상이었고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지하철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집도 자주 찾지 못했다.

조금 여유가 생긴 듯하다. 내 시간을 갖으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물론 폭탄 같은 일이 터지면 낑낑대며 일을 하겠지만 요즘엔 책도 읽고 주말마다 된장질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