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똑부러지는 은지씨

방바닥 2007. 11. 19. 18:24
 쌍둥이 누님인 은지씨. 어렸을 적 부터 똑 뿌러지는 성격과 동생을 리드(?)하는 스킬로 동네에 "쟤는 커서 무조건 1등만 할거야" 라는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의 칭찬을 받으며 자라났다. 15분의 차이지만 '누나' 라는 인식, 자각(?)이 꽤 커서인지 언제나 내게 '누나처럼' 행동하고 자연스럽게, 나 역시 언제나 '동생처럼' 행동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 성격은 어딜가지 않아서인지 어딜가도 성격이 칼같고 똑 뿌러지며 이성적인 은지씨는 어딜가나 칭찬을 받곤 한다. 연애라는 부분에서는 그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기에 넘어간다 치더라도 그 외의 부분에서 그녀의 날카로움과 논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토론대회같은 곳에서 만나기 싫을 정도의 성격을 갖고 있다. 어제, 일요일에 그녀의 추리력, 논리력은 극에 달했다. 백화점에 잠깐 세워둔 차를 누가 긁어 놓은 것을 확인한 은지씨. 이것이 언제 그런것일까를 고민하다가 차 바퀴 주변에 떨어진 흙들을 발견하고 바로 주차요원을 불러 cctv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유인즉, 얼마 전 흙판을 조금 달렸는데 바퀴에 붙은 흙은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즉 발로 차거나 차를 흔들지 않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날은 차 바퀴 주변에 흙들이 떨어져 있었고 때문에 이것은 무언가 충격이 있음에 틀림없다라고 판단, 바로 주차요원을 부른 것이다. 결국 운 좋게 누나의 차를 박고 도망치려 했던 한 아주머니를 발견, 나가려는 것을 제지했고 운전대에서 끝까지 나오지 않는 아줌마의 차의 번호판과 상태를 핸드폰으로 찍고 부모님께 연락, 남자친구에게 연락, 보험사에 연락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한 술 더떠서, 자신은 절대 박은 적 없다는 아줌마의 말에 남자친구는 "그럼 위증죄를 추가로 넣어서 경찰에 고발조치 하겠습니다" 라는 말로 아주머니를 식겁하게 했고 결국 아주머니의 남편에게 "잘 봐달라"는 전화연락을 받았건만, 아줌마의 괜씸죄에 결국 보험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 똑 뿌러지게 그 배리어를 모면하는 그녀의 능력은 대단할만 하다. 한 번은 스피커폰으로 받은지도 모르고 한 선배에게 "아 그 선배가 짜증나게 나한테 일 다시켜놓고 갔어 아 짜증나" 라고 말했는데 수신자 옆에 바로 그 짜증나게 했던 선배가 있었단다. 그래도 은지씨는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모든 말을 다 했다고 하니, 당췌 성격이 그렇게 자리매김해서 그런지 그런 이성적인 그녀의 성격이 잔정이 많은(?)나로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현재 박사과정 2학기째로 수료를 하고 나면 바로 취업을 할 것이라는 은지씨. 대학을 온통 장학금으로 부모님께 효도를 하더니만 석박 과정 역시 서울시에서 대주는 용돈을 받고 학비도 없이 다닌단다. 꼬바꼬박 내고 있는 나의 4백이 넘는 등록금이 그래서 더더욱 빛이난다-_-;;

 여튼, 우리 은지씨에게서 배울점이 참으로 많다. 독한 마음도 배워야 하고 말이다. 은지씨. 앞으로 잘 보살펴 주세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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