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파탄

 조모임을 마치고 전공논문 실험을 한 뒤 도서관에 가려다 지갑을 놓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과도관에서 자취방까지는 정확히 5~7분 남짓. 갑자기 입에서 튀어나오는 "씨팔" 이라는 단어에 나 스스로가, 또 놀랐다. 투덜거리며 집으로 가던 도중 친구 전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너 요즘 성격이 이상해졌어. 안그랬는데. 신경질 좀 그만내. 왜 이렇게 됐지" 그런 말을 잘 안하던 친구였기에 단 둘이 마시던 술 자리에서 들었던 그 말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더욱 문제는, 나 스스로도 내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하곤 한다. '내가 여기서 만약 날뛰면서 침을 뱉고 앞에 있는 생판 모르는 여자아이를 주먹으로 휘갈기면 나는 어떻게 될까'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미친' 생각을 잡아 주는 내 이성의 끈이 느껴진다. 하지만 아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때, 즉 이성의 끈이 너무도 단단해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게 했던 때에 비하면 현재 나의 이성은 많이 가늘어진 것이 분명하다. 예전에 비해 식탐을 참지 못하는 것 역시 본능을 억제 못하는 현재 나의 모습을 잘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잠도 많아졌다. 이유가 뭘까. 오늘 꿈은 그런 나의 모습을 너무도 명확히 보여줬다. 한 여자아이에게 꿈속에서도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물건을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질렀다. 이성이 무너진 순간. 왜 이리 약해졌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