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씨

인재제일 15기 가족 여러분들게

방바닥 2007. 11. 3. 00:28
 올 1월, 지난 기수 선배님들과의 워크샵을 시작으로 1년 간의 활동에 돌입했던 우리 인재제일 15기 가족 여러분. 벌써 1, 2월 기획안을 마쳤고 내일 있을 테마 심화회의를 끝으로 기사가 올라가는 일정은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2주 후에 있을 홈커밍데이와 16기와의 워크샵, 그리고 올 말 혹은 내년 초에 있을 송년회와 신년회등의 행사가 남아 있지만 12층 PT룸에서의 만남은 이제 더 이상 없을 듯 하네요.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만났으며 한 달에 한 번, 그 곳에서 열렸던 회의를 통해 취재를 하고 기사를 업데이트 했기 때문에,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갖는 '즐거운 식사시간' 과 '뒷풀이' 때문에 지난 7번의 기획회의가 저는 너무도 가슴에 남고 또 이렇게 끝이 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기사를 쓰는 능력과 회의를 이끄는 진행력에 상관없이, 워크샵때 들이켰던 밥통주에 물을 말아 깨끗이 비웠던 일화로 인해 단숨에 '회장' 이라는 직책을 맡았던 제게 '인재제일' 이란 제가 그간 간간히 맡았던 과대표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긴장과 걱정이 가득한 자리였습니다. 공대생이지만 기자가 꿈이었기에 배워보겠다는 다짐으로, 본격적으로 기자라는 꿈을 향해 달려보겠다는 의지로 인재제일 활동을 시작하려 했는데 그것을 대표한다는 것에 자신이 없었을 뿐 아니라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나름 남들보다 잘난 것이 있어야 '대표성' 을 가질 수 있다는 개똥철학을 갖고 있는지라 제가 여러분들에 비해 무엇이 나을까를 고민하기도 했고 나의 글 실력이 공대 내에서는 조금 먹힌다 하더라도 문과 쪽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것 역시 걱정이었습니다. 심지어 첫 회의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랄맞은 성격은 여러분들을 알게 되면서, 그리고 여러분들과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많이 누그러지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똑똑하고 아는 것 많은 여러분들이, 그 누구보다 기사를 잘 쓰고 글을 잘 쓰는 여러분들이 부족한 제게 보여주었던 관심과 그리고 '회장' 이라고 불러주는 그 믿음(물론 믿음을 안가지셨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렇게 느껴졌다구요^^), 충분히 '그것도 못하느냐' 혹은 '그것밖에 안되느냐' 투의 말을 던지셨을 법한 저의 모습에도 언제나 웃으며, 그리고 '더 나은 체' 하지 않는 모습에 저는 여러분들이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15기 인재제일 학생기자단이 이뤄놓은 성과(?)를 생각해 봤어요.
 올 초 워크샵때 선배 기수들이 당연스레 했던 말씀을 기억하시나요. "이 중에 반드시 한 두 명은 빠지게 된다" 라는 말에 저 역시 그럴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었지만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나간 정수를 제외하고는 13명 모두가 이렇게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올 초 모였던 15기 가족 여러분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회의가 될 것 같아요. 너무도 기쁩니다. 이 역시, '회장' 이라는 제가 한 일이 있다기 보다는 모두 여러분들의 즐거운 참여와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쓰면 쓸수록, 제가 회장으로서 한 일이 무엇인가를 고뇌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두 번 째로, 이것 역시 제 개똥철학이긴한데 장학금의 10%를 걷어 혜명보육원에 전달키로 한 일에 모두 참여해 주셨다는 점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귀찮게, 아니면 괜시리 1년에 12만원이란 돈을 왜, 라고 물을 법 하지만 내가 여유가 있을 때 그 돈의 일부를 나보다 여유가 없을 사람에게 귀중하게 쓰일 수 있을거라는 개똥철학을 이해해 주셔서,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오는 11월 넷째주 토요일에 첫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고 앞으로 16기, 17기까지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세번째는, 그저 회의가 기다려 진다는 겁니다. 이토록 좋은 여러분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저는 항상 기다립니다. 새롭게 얻게 되는 지식에 감사하고 넓어지는 인간관계에 만족하며, 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무더기로 만난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신가요?^^
 
 아무쪼록, 회장으로서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별로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그저 여러분들이 고맙고 또 보고 싶을 뿐입니다. 내일 마지막 회의때는, 아 방금 은혜한테 문자가 왔는데 오늘이라는군요. ㅎㅎ 오늘 마지막 회의 때는 은혜의 간단한 생일 파티와 그리고 진지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어요. 함께 있으면 너무도 즐거우니, 가능할까 싶기도 하구요. 그저, 내일은 마지막 회의라는 분위기를 살려볼까 해요. 그리고 다음주 화요일이 시험이지만, 간단히 술 한잔 해도 될까요? 여러분들과 더 친해지고 싶고 그리고 더 가까워지고 싶은 제 마음, 오늘도 역시 받아주실거죠?ㅎㅎㅎ
 괜시리 센티해지는 가을 밤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있을 수업을, 살짝 출석체크만 완료한 채 튀어나가 이태원으로 달려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척이나 즐겁게,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한 쪽에 넌지시 달고서요. 그리고 안에는 지난 MT때 맞췄던 티를 입고 나가렵니다. 유치하다구요? 제가 원래 그래요; 시원스러운 것 같으면서 쪼잔하고 새지 않을 것 같으면서 새는 바가지, 넓을 것 같으면서도 좁디 좁은 새가슴, 뭐 그래요 ㅎㅎ

 여러분, 내일 보아요. 오늘 자기 전 눈을 감을 때는 터지는 웃음 주름을 새기며 잠이 들 것 같습니다. 그간,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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