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회사 생활

방바닥 2008. 12. 3. 16:59
 선아누님의 소개로 알개 된 회사 선배가 문득 메일을 보냈다. "현대자동차 사보에 신입사원 소개 코너가 있는데 원씨를 소개해 보려구요. 괜찮지요?" 비록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자 활동을 하며 취재를 해 본적은 있었지만 '나름' 취재를 당해보는 것 역시 유쾌한 경험 일 것 같아 흔쾌히 승낙했다. 물론 서면으로 진행되어(마감 시간에 쫓기어..) 인터뷰의 맛을 혀 속 깊숙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이 서면 인터뷰를 나였다면 어찌 기사화 할까 라는 상상으로 즐겁게 작성을 했는데.
 깜짝 놀라게도 선배님이 낯부끄러울 만큼의 단어와 수식어로 "21세기 인재형"을 만들어 주시는 바람에 동기들 이외에는 말도 못하고 입 꽉 다물고 있었다. 행여나 팀에 계시는 분들이 볼까봐 노심초사, 그래도 부모님에게는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에 식당에서 몰래 잠바 안으로 한 뭉치 숨겨 쥐고 혹시나 떨어질라 왼 팔에 불끈 힘을 준 채 10여분을 걸어 무사히 가방 속으로 직행할 수 있었다만, 어제 저녁 그룹 선배의 눈치빠른 캐치와 이어진 그룹 과장님께 보고, 결국 마주 앉아 계신 과장님께서 PDF 파일을 찾아 내가 나온 부분을 이쁘게 잘라 전송해 주셨다-_-
 아직 회사 내에서 이렇다할 일을 한 적도 없고 지난주에야 내가 맡아야 할 업무를 받고 파악중(공부중)이기에 회사 내에서 자신있게 경추 끝에 힘을 주고 다니기가 어렵다. 나의 삶에 자신이 있으려면 남들에게 보여줄 만큼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나름의 개똥철학 덕택인지 아직 회사 내에서는 쉬는 시간에 기다렸다는 듯이 농담을 날리며 사원들과 히히덕 거릴줄만 아는 나 자신이 조금 못마땅하기도 하다(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다니.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해 놓는 것도.. 끄응).
  허나 동기 재현이의 말처럼,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까지 신입사원으로서 캐어리버리, 미친듯이 개념 놓은 모습을 보이며 회사 생활을 이어갔던 것도 어쩌면 나를 조금 더 빨리 알리고 싶고 대학 생활 내내 이어왔던 것 처럼 조직 내에서의 존재감을 찾고 싶었던 앙증스런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5개월도 안된, 사무실에 출근 한지는 3개월이 약간 넘었기에 느긋하게 미래를 준비하며 조용히 지내는 것,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니 최선이 아니라 '잘' 하는 것. 그것이 신입사원으로서 지금 내게 제일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공부를-_-;;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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