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It's difficult

방바닥 2008. 12. 12. 14:58
세상사는게 왜 이렇게 힘들지
내 인생은 왜 이러지 눈물이 핑돌지
따듯할 때도 있지 추울 때도 있지
때론 울지 때론 웃지 그렇게 살지

우리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나 봐봐
재진아! 넌, 인생이 뭐라 생각해
(예? 아 잘 모르겠는데요)어 그래? 나는 그냥 우리 인생을 3가지로 나눌수 있다.

콩, 자, 반

콩.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우리네 인생
자. 자기가 뿌린데로 거둔다는 말이야 바른 말이지 모두 옳은 말이지
반. 반찬없는 밥은 맛이 없듯이
노력없는 성공은 그 빛이 바래지 않을까?
하는 나 졸라 짧은 생각이었음

2001년 한창 재수하던 시절 내 귓구멍에 언제나 박혀 있던 노래 중 하나였던 Alive. 당시 DJ D.O.C의 노래는 꼴값하며 김동률, 정재형 등 있어보이는 뮤지션들의 노래만 듣던 내게 새로운 세계의 장르를 느끼게 해 준(이것도 꼴값?) 신천지(!)였다. 그 중 DOC Blues와 이 Alive라는 곡을 제일 좋아했었는데 나름 밤마다 수형소 같았던 고시원 책상에 홀로 앉아 긴 펜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귓구녕에서 울리는 이들의 노래는 나의 애를 끓나니,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지, 남들은 다들 가는 대학 나는 왜 오지 말라는거지, 또 망치면 어쩌지, 인생에서 공부란 무엇이지 등의 쓸데없는 생각들에 일침을 가하는, 간단한 정답을 내려줬기 때문이었다. 자기가 뿌린데로 거두는 것, 그러니 노력해라, 그리고 인생은 때론 웃다가 울고 따듯하다가도 추운 것(내가 생각해도 고3 때 공부 지지리도 안했으니 뭐), 쨍하고 해뜰 날도 올 것이다, 뭐 그런거?
 삶이란 뿌린데로 거둔다고 믿는다. 전두환처럼 해먹을 거 다 해먹고 조질 사람 다 조지고서 29만원으로 희희낙낙 사는 것 같으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나같은 일개 평민으로부터 미친개지랄난캐돼지또라이새끼 라는 욕을 먹고 있으니 니 인생도 참 허접한 인생인 것만은 확실하다. 29만원으로 떵떵 거리며 사는 게 대수라면야 너의 그 광활한 정신머리없음과 안드로메다형 개념 관광에 조의를 표할 뿐이지만서도.
 여튼, 그렇다. 사람이 죄짓고 살면 안되는 것도 미팅나가서 누님 친구를 만나거나 동기의 뻘짓거리 소식을 팀 선배로부터 들을수도 있는 3.5다리의 좁은 한국사회 탓만이 아니다. 내가 나쁜 짓을 하면 최소한 그것과 동등한 수준의 부메랑이 비수가 되어 내게 날아오도록 삶은 공평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생각으로 나를 돌아보면 에휴, 그저 한숨만. 착하게 살자, 착하게 살자, 바르게 살자, 바르게 살자, 정직하게 살자, 정직하게 살자, 라고 되뇌어 보지만 얼마나 나쁜짓을 많이 했던지, 그거 다 돌려받아서 퉁 치고 새롭게 착한 삶을 시작할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이것도 소심쟁이, 쫄탱이의 연약한 한숨이려나.
 역시나, 삶은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모든 일 하나하나에 깊은 생각과 그에 따른 결단력으로 헤쳐나가는 것은 그래서 피곤한 일이다. 더군다나,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사는것이 아니라 남을 위하는 '착한 생각' 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쯤은 자신을 되돌아 보는 '배려' 하는 삶을 사는 것은,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내가 생각하는 '어른' 이 아니고서야 엄청난 에너지와 인내를 요하는 일일테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다 착한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죄' 와 '벌' 이라는 명사와 개념이 존재하고 또 언제나 '죄' 와 '벌'만 죽도록 받을 수 없으니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 과 '용기', '체력(?)' 을 내려주어 웃을 때, 따듯할 때, 해가 뜰 날도 존재하는 것일테다. 힘든 삶이지만 그 따듯함과 웃을 날을 기대하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런게 '삶' 이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뭔말이냐고?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제길슨, 이 말을 이렇게 길게 풀어쓰다니!(이런 저런 말이 하고 싶었던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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