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나로호 발사 일정 발표가 있던 11일 오후 2시. 세종로 교육과학기술부 브리핑실에서 나로호 발사 담당자들이 나와 언론 브리핑을 시작하는데 처음엔 여유가 있었다. 관련 기사 검색도 해 놨고, 지지난해 어떤 식으로 기사가 나갔는지도 확인했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열심히 받아 치면서 이렇게 쓰면 되겠군, 하며 정리를 했다. 부장에게 전화가 왔고 “그거 날짜 발표지? 뭐 특별한 말 없지?”라는 물음에 “네”하고 대답을 했다. 2시 35분쯤 브리핑이 끝났고 기자실로 돌아와 미친타자-_-를 쳐대며 기사를 썼다. 3시, 기사를 넘겼고 곧 데스킹이 끝났다. 순탄한, 지극히 평범한 흐름이었다.
기사를 넘기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의자를 뒤로 젖혔는데 갑자기 머리통이 저려오기 시작했다-_-. 선배 기자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내가 모르는 기사를 쓰는 듯 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나로호를 까는 걸까.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는 것일까. 차기 계획에 대한 불완전성?을 죠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머리통으로 혈액이 전달되지 않는 느낌. 실로 간만이다-_-.
옆자리에 앉은 타지 선배가 내일 자 기사를 얘기해 줬다. 무슨무슨 단체를 조지는. 아, 이따 가판 볼 때 선배에게 보고를 해야 하겠구나, 라는 생각은 잠깐-_- 왜 나는 저런 기사를 못 쓸까-_- 하는 자책감에 다시 머리가 저려오고-_-
그나마 가판이 나오는 신문은 오후에 확인이 가능해 기사가 어떤 식으로 나가는지 알 수 있는데 그 외의 기사들은 다음날 어떤 기사를 얼마나 어떻게 쓸지 알 수 없다.
저녁을 먹고 다시 앉았다. 불안하다. 뭐지, 이 정체모를 불안감은-_- 머리털이 빠지는 느낌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이 기분. 뭘까 뭘까-_- 머리가 저려와. 머리가 저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