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나는 블로그계에서 주목받는 블로거들의 글을 탐독하기 시작했고 무작정 올렸던 글의 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공대생이 뭔 글에 대한 집착이 이리 있뇨? 라는 자문에 피식 거리며 '겉 멋만 잔뜩 든' 나를 찬찬히 되씹어 보기도 수차례, 이상시리 결론은, 그래도 글은 잘 썼으면 좋겠고, 생각은 깊었으면 좋겠고, 아는 것도 많았으면 좋겠다.
여튼, 나는 글을 못쓴다. 나는 생각이 짧다. 나는 아직 아는 것이 없는 철부지 어린아이다, 라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느꼈던 기분은 내 능력에 대한 짜증이나 좌절이라기 보다는 내 수준을 알았다는 기쁨 역시 흔쾌히 섞여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존경 받는 이들의 젊은 시절 깨달음을 읽으며 내 자신에게 안도를 내쉬었던 것은 개달음을 통해 얻은 내 지위에 대한 자각 뿐 아니라, 그들의 젊은 시절 '깨달음' 이라는 단어 사용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으리라는 것, 아마 그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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