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지랄 맞은 고대

방바닥 2007. 10. 2. 14:37
고대 경영대 파격실험 하위권 학생 등록금 倍 인상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529202

 
 요즘 "고대" 가 신문지상에서 이슈가 될 때는 참 지랄맞고, 그리고 오지게도 부끄러운 일로만 얼굴을 들이미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교가 한 기업인에게 쩔쩔매며 학생들을 내쫒지를 않나, 수시 고사의 갑작스런 변경으로 수험생들을 골탕먹이지를 않나. 다시 고대고대 그러길래 이번에는 또 뭔일인가 찾아 봤더니 "하위권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두배로 걷어 상위권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닐 수 있게" 한단다. 이건 뭐, 헛웃음, 허탈, 어이없음이 하늘땅 별땅이다.

 학장이라는 사람의 말이 더욱 가관이다. "우수한 학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방안" 이란다. 더 이상 '대학' 이란 조금 더 큰 사람, 된 사람이 되기 위한 지식의 창고가 아닌, 남을 밟고 뛰쳐 나가 고액 연봉을 받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인력양성소로 전락한 꼴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한국을 이끌 '경영자'가 될 분들이 오로지 남보다 더 나은 학점을 통해 친구가 낸 등록금으로 학교를 다니고, 두 배를 내지 않기 위해 또 다시 주위 안가리고 오로지 학점에  목숨매야하는 자세를 배우고 나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자' 가 될 분들이 가져야 할 폭넓은 경험과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듯한 관심을 어떻게 배우고 나갈 수 있을까. 이쯤되면 학장 말대로 '우수한 학생' 은 많이 유치할 수 있겠지만 꼴같잖은 얄팍한 지식을 가진 학생들을 배출하게 될 것이다. 경영을 논한다는 유식하다는 사람이, 참으로 우습게 보이니 말 다한거 아닐까.
 아예 자신들의 철학이 없는 현 제 40대 고대총학생회의 성격을 보았을 때 이번 일 역시 학생들의 의견 수렴, 혹은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한다고 할 것 같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우선 과내의 학생회가 반발을 하고 고대 내의 학생들의 우려를 전달해야 하겠지만 제대로 된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고대의 앞날은 참으로 먹먹하기만 하다.
 이쯤되면 그냥 지랄맞다, 미췬, 개념상실, 이라는 표현이 그지없이 정확하다. 부끄러운 '민족고대' 는 '민족' 을 버리고 '세계' 로 나가자고 한다. 한국 내에서만 부끄러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세계' 속에서 꼴통취급 받을까봐, 나는 그게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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