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센서 감압센서 파악해야 금메달 딴다
새로 도입한 전자호구… 정확성과 파워가
핵심
우리나라의 금밭인 태권도 경기가 8일부터 시작했다. 런던 올림픽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목표였던 금메달
10개를 조기에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금메달 소식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남녀 각각 두 체급씩 네 체급에 출전하는 우리나라는 태권도에서
2~3개의 금메달을 노린다. 종주국으로써 실력은 최강이지만 유럽과 이란 등 외국 선수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태권도 메달 달성의 또 다른
변수는 이번 대회부터 새롭게 도입된 ‘전자호구’다. 국제대회에서 첫 선을 보이는 만큼 전자호구의 특성을 정확히 알아야만 메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태권도 전자호구의 핵심 키워드는 ‘정확성’과 ‘파워’다.
새로 도입한 전자호구는 스페인 ‘대도’의 제품이다. 기존 호구는 몸통
보호구에 하나의 센서만 있는 ‘접촉식 센서’를 장착했지만 이번 호구는 교통카드처럼 서로 다른 두 개의 센서가 만나야 인식하는 ‘근접식 센서’를
사용한다. 발등과 발바닥, 주먹에 장착한 센서와 몸통 보호구 안에 있는 센서가 만나야만 ‘때렸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황종학 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존 전자호구는 보호구에만 센서가 있어 정강이로 강한 타격을 해도 득점이 인정될 수 있었다”며 “이번 전자호구는 센서가 장착된
발등이나 발바닥, 주먹이 보호구의 센서와 만나야만 득점으로 인정되는 만큼 정확한 공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센서 두개가 닿을 때마다
점수가 인정되면 약한 공격으로 많은 점수가 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자호구에는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감압센서’가 함께 장착돼
있다. 두 개의 센서가 얼마나 강하게 만나느냐에 따라 0~100까지 숫자로 기록된다. 심판이 정한 기준 이상의 수치가 나와야만 득점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강하게 때려야만 한다. 황 책임연구원은 “선수의 체중에 따라 파워가 다르기 때문에 체급별로 다른 기준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펜싱도
태권도와 비슷한 전자호구를 사용하지만 직선으로만 움직여 모든 장비는 선으로 연결돼 있다. 태권도는 가로 세로 8m 코트 위에서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며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전자호구에는 2.4㎓(기가헤르쯔)주파수를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 적용됐다.
센서가 없는 안면 부위에
발등이나 발바닥으로 정확한 공격을 가했을 때는 감압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점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위해 부심 4명은 ‘무선
심판 조이스틱’을 들고 득점 상황일 경우 버튼을 누른다. 4명 중 3명의 부심이 동시에 점수를 누르면 컴퓨터에 전달돼 점수가 인정된다.
황 책임연구원은 “전자호구의 핵심은 정확하고 강한 타격”이라며 “우리나라 선수들은 기본기가 뛰어난 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