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남기고 간 상처는 꽤 깊었다. 지붕이 없어 그 기능을 상실한 채 멀뚱히 서 있는 기둥은 검게 그을려 곧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자재들과 타다 만 집기들 때문에 그 곳이 한때 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남에 위치한 판자촌 포이동은 그렇게 아픈 모습으로 우리를 맞았다. 마을 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 근처에는 주민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밖에 설치한 천막이나 마을회관, 혹은 불에 타지 않은 집에서 생활을 한다고 했다.
아주 작은 짐을 마을회관에 풀어 놓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며 몸빼 바지와 운동화 등을 챙기는 선생님의 밝은 웃음에 마음 한켠이 저려왔다. 어지럽게 날아다니던 파리를 손으로 헤저으며 포이동을 빠져 나왔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높다란 타워 팰리스와 졸졸거리며 흐르는 양재천에서 여유로운 여가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달랐다.
부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이는 정말, 무례하고 무책임한 짓이다.
포이동 266번지, 잿더미 위에서라도 살아가야 한다
강남에 위치한 판자촌 포이동은 그렇게 아픈 모습으로 우리를 맞았다. 마을 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 근처에는 주민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밖에 설치한 천막이나 마을회관, 혹은 불에 타지 않은 집에서 생활을 한다고 했다.
아주 작은 짐을 마을회관에 풀어 놓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며 몸빼 바지와 운동화 등을 챙기는 선생님의 밝은 웃음에 마음 한켠이 저려왔다. 어지럽게 날아다니던 파리를 손으로 헤저으며 포이동을 빠져 나왔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높다란 타워 팰리스와 졸졸거리며 흐르는 양재천에서 여유로운 여가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달랐다.
부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이는 정말, 무례하고 무책임한 짓이다.
포이동 266번지, 잿더미 위에서라도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