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그냥 감기가 아니라 '감기암' 이라고 불러야 할 듯 하다. 아침에 눈을 뜨니 조금 나아졌던 코는 꽉 막혔고 목은 따가운게 숨을 쉴 때마다 출입하는 공기의 흐름까지 느껴지는 듯 했다. 도서관에 앉아서도 연신 흐르는 콧물 덕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고 수업 시간 내내 코를 훌쩍 거려 원치 않는 주위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준비한 휴지는 금새 물티슈가 되어 휴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고 콧물로 꽉찬 코 덕분에 눈까지 피로함을 느껴야만 했다. 오후가 되니 머리까지 아프고 연신 나오는 기침과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었다. 결국 저녁을 후딱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간만에 주사를 맞았다. 벌써 3주째. 감기가 3주 이상 가면 감기가 아니라는데 대체 이게 감기가 아니면 뭘까. '감기암' 밖에 해답이 없다. 죽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