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정신놓기

방바닥 2007. 5. 9. 01:11
 이제는 '조류독감'을 의심해야 할 듯 하다. 아침에 침을 맞고 부랴부랴 수업을 들으러 왔는데 지끈거리는 머리와 충혈된 눈, 좀처럼 멈추지 않는 기침과 칼로 도려낸 듯 한 목구멍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국 세시 쯤에 집에 와서 잠을 청했는데 뭔 놈의 전화가 이리 자꾸 오는지. 3시간 동안 5통의 전화와 3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잠은 설치고, 7시부터 있는 보강 수업을 위해 다시 몸을 일으켰다. 짧게 자른 머리는 대충 발라 넣은 왁스와 엉켜 비를 맞은 듯 축 늘어졌고 얼굴은 부은 채로 핏줄이 발갛게 선 눈으로 강의실에 들어서니 머리가 핑 돈다.
 간단히 학생회 회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 정신을 차려보니 401호 앞에서 열쇠를 꽂고 있었다. 머리가 어떻게 된걸까.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신을 놓고 계단을 올라갔다고 생각하니 나 스스로가 너무 무섭다.
 내일 부터는 정신 좀 차려야 할텐데. 금요일까지 주어진 레포트와 과제. 그리고 다음주 스승의 날과 주점 생각을 하니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고싶다. 앗싸리, 쓰러져 버렸으면 좋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식  (6) 2007.05.09
스파이더맨3  (2) 2007.05.09
갈팡질팡  (2) 2007.05.07
감기암  (2) 2007.05.07
운동  (2) 2007.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