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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이 책을 읽는 것이 이상한가요?

방바닥 2007. 1. 15. 22:07
한국인 월 평균 독서량 1.59권(한국갤럽조사연구소), UN이 발표한 한국의 평균 독서량 순위166위. 이는 미국의 6.6권, 일본의 6.1권, 프랑스의 5.9권, 그리고 중국의 2.6권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수준이다. 도서의 소비구조 역시 기형적이다. '베스트 셀러' 라 하면 너도나도 구매하는 '묻지마 구매' 덕분에 소비시장의 불균형이 이어지고 이 역시 흥미 위주의 책들이 대부분이기에 독서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시인은 '베스트 셀러의 허상' 이라는 글에서 "책을 읽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그것은 현자의 삶이지 세속인의 삶은 아닐 것이다",  "잘 팔리는 악서가 양서를 구축하는 사정 또한 간과할 수 없다..타인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가장 절실한 책을 찾아 읽는 것이 더 유익하리라는 것을 부연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며 한국 사회의 독서 부족과 베스트 셀러 추종 현상에 대해 비판했다.
 한국의 월평균 독서량을 떨어트리는 주된 주범중의 하나가 공대생이라는 것에 의의를 달 수 있을까? 실제로 빡빡한 커리큘럼과 힘든 전공공부에 치여 독서를 즐기는 공대생의 수는 적은 편이다. K대학 이모학생(25)은 "방학이 아니면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방학에도 계절학기 듣고 토익 공부 하다 보면 책에 손을 대기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며 독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전공에 치여 사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폭넓은 경험과 사고의 유연성을 배울 수 있는 독서이다. 유인경 삼성종합기술원 상무 연구팀장(한양대 금속공학 74년졸)에 따르면 "사회에 나가면 공대생은 감성이 약해 뒤처지기 쉽다.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지식을 쌓는 것이다. 에디슨의 1300여개의 특허도 엄청난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 것" 이라며 공대생의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YEHS(Young Engineers Honors Society 회장 하재욱)가 모였다. YEHS 소모임 "책의 날개(회장 신정규)"가 바로 그것이다.

"여러분은 천재입니다. 그런데 천재들을 모아놓고 사교적인 만남이나 강연등으로 소비시키는 것은 낭비입니다. 요새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공학도의 social network는 밥을 같이 먹으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지성을 합치면서 생기는 것일겁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을 하고 감상문을 쓸겁니다. 토론은 녹음되고 감상문은 저장될겁니다. 그건 그냥 토론이나 감상문이 아닙니다. 적어도 한 시대의 미래를 조망하고 싶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될겁니다. 그걸로 저희 이름으로 책을 낼겁니다. 일단은 그것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소비주체로부터의 탈출... 그정도의 일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하겠습니다"

 책의 날개 신정규 회장(27, 포항공대)은 독서모임인 '책의 날개'의 기획에 대해 "하지 말래도 할 겁니다" 라며 의지를 다졌다. 아직 정확히 정해진 커리큘럼은 없지만 그는 "이번 방학은 시작이니만큼 여러 책들을 가볍게 읽는 정도로 시작 할 계획" 이라며  "3월 부터는 힘들게 나가겠다" 고 전체적인 틀을 설명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책의 주제는 "복잡계" "미래학" "현대사" "철학" 등으로 공대생들이 전공공부를 통해서는 접하기 어려운 분야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정의(Definition)" 만을 찾는데 급급한 공대생들에게 어찌보면 가장 부족한 것은 진정한 '지식' 이 아닐까. 때문에 생소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주제들일지라도 한번쯤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시인은 "책을 읽지 않고 파편화된 정보를 어떻게 사유의 틀로 바꾸는지 궁금" 하다고 했으며 빌 게이츠는 "인터넷은 책을 대신할 수 없다" 고도 했다. 폭넓은 분야의 독서는 자신만의 철학과 사고의 틀의 확장을 가져올 것이다.
 아직도 공대생들의 책읽기 모임인 '책의 날개'가 부담스럽다면 살짝 노크부터 해보자. 참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모여 어떤 책을 읽고 무엇에 대해 이야기 하는지 엿본다면 그 '부담'은 '용기'와 '의지'로 바뀌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재 박성찬(서울대04)학생, 이지연(이화여대03)학생등 9명이 활동 중이며 회원은 수시 모집이다.


-YEHS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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