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김대중

방바닥 2009. 8. 27. 15:32
 집안 어른들의 '빨갱이' 라는 말로 처음 접했던 김대중. 개뿔 모르던 시절 평평한 뇌 주름에 각인 되었던 그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2002년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였다. 그 때도 집안 어른들의 "노무현 되면 나라 망한다" 라는 소리에 휩쓸려 갈 때 쯤 "예전에 김대중이 정권 잡으면 나라가 공산주의되고 망한다고 했었는데..." 라는 나름 기특한 생각에 노무현과 김대중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 뒤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극우보다 더한 빨간 안경을 끼고 그들의 말을 새대가리처럼 따라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인 그가 떠나갔다. 아찔하게도 우리는 같은 년도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그것도 가장 괜찮았던(!) 이들을 잃고 말았다. 그리 각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갈릴레오가 세상을 떠나던 그 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을 우리에게 보내 주었다. 세상의 흐름이 워낙 빨라졌으니 큰 인물들 역시 빠른 속도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지 않을까(아니라면 낭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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