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큼한 냄새가 난다. 암내가 나는 사람에게서만 맡을 수 있는 독한 냄새까진 아니다. 운동 후 약간 땀이 마른 뒤에 겨드랑이에 코를 쳐 박았을 때 나는 냄새도 아니다. 누군가는 이 냄새를 지방이 타는 냄새라고도 했다. 쉽게 말하면 그냥 ‘아저씨’ 냄새다.
신입사원 시절(전 회사에서, 물론 지금 회사에서도 1년 4개월 밖에 안됐으니 신입사원이지만-_-), 30대 중후반, 40대, 50대인 과장, 차장, 부장님 가까이 가면 하얀 와이셔츠에서 아저씨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 회사도 마찬가지. 담배를 태우던 안태우던, 술을 많이 먹던 먹지 않던, 이 냄새는 ‘아저씨’들의 몸에 배어있다.
어제 아침, 늦잠을 자서 후다닥 걸려있는 옷을 대충 입고 튀어 나가는데 내 코를 간질거리는 아저씨 냄새에 멈칫했다. 방에는 나 혼자였다. 매일 샤워를 하고, 속옷도 매일 갈아입는데(아래 위 둘 다, 빨래하는 횟수는 적다. 누나 미안) 뭔 일일까. 외투를 오래 입었나. 킁킁거리며 옷에 얼굴을 갖다 댔는데 섬유 냄새-_-만 난다. 뭔 일일까. 이제 31살인데. 뭔 일일까.
내가 쓴 글 뿐 아니라 이번 달 잡지에 실리는 기사를 4~5번씩 계속 읽고 있으니 눈알이 핑핑 돌다가 어디선가 코를 자극하는 ‘그’ 냄새가 후각세포를 덮친다. 앞으로 내가 빨래를 할 때는 피죤을 쏟아 부어야겠다. 나는 아직 아저씨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