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다변수

방바닥 2006. 12. 9. 16:10
 전공은 아니다만 교양 필수로서 들어야 하는 것이 물리, 화학, 수학이다. 이를 통틀어 BIG3라 칭하는데 모두 3차씩의 시험 일정을 갖고 있기에 종종 '1학년이 제일 빡쎄네' 라는 말로 그 힘듦을 표현하곤 한다. 이과대, 공대, 의대로 들어온 모든 이공대생은 무조건 시험을 봐야 하고 같은 날, 천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시에 시험을 치르다 보니 시험을 관리하는 교양물리실, 교양화학실, 교양수학실을 주식회사라고 부를 정도다.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1학년때 즐겁게 논 결과 빅쓰리 1, 2학기를 모두 재수강 해야 하는데 2학기의 출발을 다변수(수학)로 시작했다. 계절학기때 예상외의 높은 점수로 선전한 미적분학, 그 자신감과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등록을 했는데 1차와 2차는 역시나 꽤 선전했다. 다행히도 3차를 조금 여유롭게(어차피 재수강이라 A+이 안나온다) 보고 나와 이렇게 인터넷을 하는 사치를 누리고 있는데 계절학기때의 선전으로 주변 친구들 사이에 "수학 잘하네" 라는 뜻밖의 소문이 퍼져 퍽 난감하다.
중고등학교때 나름 했다고 생각한 수학. 시경시대회 은상의 경력을 포함하면 '저새끼 수학 기계네!' 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만 그 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늘어져 고등학교 들어와선 수학을 아예 놓아 버렸다. 2, 3학년때는 수학 공부를 한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
재수를 하면서 다시 잡고 그리고 다시 손을 놨다가 올 여름부터 다시 잡은 수학. 실력이라기 보다는 잘 나온 점수에 대한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잘 하는 것 만 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더욱 잘하고 싶은 욕망으로 다가오고 어느새 계속 손에 잡고 있는 다변수 책을 발견했다.
이제 3차까지 끝이 났다. 내일 부터는 만만치 않은 전공과의 전쟁 시작. 다시, 세상의 문을 닫고 진흙탕 속으로 잠수를 하자. 다변수까지는 참 좋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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