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씨

얼라 원씨

방바닥 2008. 7. 27. 00:31
 8월 졸업이기에 나는 아직 YEHS인, 이라는 생각과 너무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참석한 YEHS세미나. 빠지지 않고 참석했지만 오늘만큼은 왠지 느낌이 달랐다. 친정에 온 느낌? 허나 그 설레임은 약간의 분노 게이지와 덧붙여지면서 새로운 떨림으로 변하고야 말았다.
 서비스 사이언스에 관한 발표자의 말에 조금 기분이 언짢았다. YEHS 게시판에서도 한 번 논쟁이 붙었던 내용이었는데 '도태된 자' 들에 대한 자세(?)라고 하면 맞을까 모르겠다. 게시판 논쟁은 제도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경쟁에서 밀린 자들을 우리는 'Looser' 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물음에 "그게 당연한 것이다" 라는 친구와의 논쟁이었고 오늘은 "그들이 더 노력해야죠" 라는 대답에 '토'를 달면서 시작되었다.
 아직 나도 한참 어린 것이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자면서도 수긍할만한 답을 듣지 못하거나 나의 생각과 배치되는 의견 앞에 섰을 때의 그 떨림을 이겨내지 못할때가 많다. 오늘도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다가 '등록금' 이야기를 꺼내면서 왠만한 사람들 앞에 섰을 때도 떨리지 않던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아오. 이놈의 지랄맞은 성격. 다행히 마무리는 웃으면서 마친 것 같지만서도 행여 세미나 분위기 자체가 팽팽해지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그 발표가 끝나자마자 다른 약속을 위해 밖으로 튀어나왔기에 어찌 세미나가 마무리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정말 대학 생활이 끝나 더 이상 '학생' 이 아님에도 종종 나타나는 이런 얼라같은 성격. 아직 한참 멀었다. 인간이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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