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모의 주식투자

방바닥 2007. 4. 13. 23:54
 교양으로 듣고 있는 경제학 개론 시간에 모의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 주 종가를 살펴보고 3천만원 이하, 4종목을 분산 투자 한 뒤 5월 초에 한 번 바꾸고 최종적으로 6월 달에 수익을 계산한다. 교수님 말씀이, 가장 수익이 높은 한 학생은 성적에 관계 없이 A+ 을 주신다고 하니 가뜩이나 재테크다 뭐다 관심 많은 학생들이 혹~ 할 수 밖에.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단지 '경제학 개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첫 시간 나눠준 수업 설문조사에서 '배웠으면 하는 것' 란에 대부분의 학생들이(75%이상) '재테크, 주식투자' 를 적었다는 사실이다. 07학번들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요즘 대학생들의 관심사가 과연 무엇인지, 금새 파악할 수 있었다.
 가상 현금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3천만원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투자했다. 4월부터 날씨가 더워질거라는 기사를 읽었기에 빙과류 관련 기업에 조금, 스타 주식에 조금, 에어컨 관련 기업에 조금, 그리고 어차피 수익률 1위를 제하고는 별 상관이 없기에 형편없이 떨어져 있지만 예전에는 커다란 기업이었던 모기업에 400만원을 넣었다. 일주일 뒤 다른 기업들은 별 이동이 없었지만 나만의 전략주(?)인 모기업이 두 배로 뛰어 있었다. 앉은 자리에서 400만원을 벌은 순간이었다.
 평소 눈길도 주지 않았던 주식시세표를 매일 쳐다보며 내가 산 주식이 올랐나 떨어졌나를 확인하는 내 모습이 참 가관이다. 실제 현금을 넣었다면 아마 아무것도 못하고 매일 컴퓨터에 앉아 그래프나 확인했을 듯 하니 이 소심함의 끝을 어떻게 할까.
 이로서 한가지 확실해진 것은, 혹 나중에 재테크로서 주식 투자는 절대 못할 것이라는 약간의 안타까움과 그로써 집안 말아먹을 일은 없을 거라는 안도감이다. 요즘엔 펀드가 유행이라 하지만 어머니가 고수익, 위험 펀드에 돈을 넣으셨다가 원금까지 팍팍 까이는 것을 본 뒤라 묵묵하게, 나는 '적금' 이라는 나만의 재테크를 고수해야 겠다. 미련한 일이지만 돈 굴리는 것은 참으로 까다롭고 또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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