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신발장이 무너졌다. 우당탕 소리가 나길래 김상곤씨가 들어온 줄 알았건만 고개를 돌리니 서서히 침몰해가는 타이타닉처럼 조립식 신발장이 쓰러지고 있었다. 이미 신발은 밑으로 나뒹굴며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상태. 바로 앞에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쓰레기 더미 위로 토하듯이 신발들은 흩어졌고 신발장 밑에 쌓아 놓았던 신문들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바닥에 몸을 핥으며 멀리멀리 퍼져갔다. 짧게 '니미' 를 외치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하이타이를 다썼다. 1.5kg짜리를 살까 하다가 곧 방을 비울거라는 생각에 1kg을 골랐다. 3,000원. 이제는 대충 가격도 때려 맞춘다.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돌렸다. 자취방 공동룸에 있는 세탁기 두 대 중 한 대는 자꾸만 삐걱거리더니 얼마 전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새것이 낫겠지, 라는 생각을 다들 갖고 있는지 새로운 세탁기는 언제나 빨래더미로 가득하다.
무너진 신발장을 정리하고 이를 닦았다. 소울 메이트, 김상곤씨가 적절하게 갖고 온 치약 덕택에 치약값 벌었다. 홀로 시험이 끝났기에, 그것보다는 홀로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시험에 찌들어 있는 친구들을 부를 염치가 없었다. 후배 진의 전화를 받고 "너 놀생각 없으면 바로 전화 끊어라" 했건만, 다행히 이 친구도 어지간히 심심했던지 "잘됐네요!"를 연발. 이런저런, 그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넘어가는 알코올의 끝맛은 달콤하다. 혀에서 느껴지는 미각보다는 함께 하는 분위기의 역치가 더욱 크다. 늘어진 뱃살을 움켜 잡으면서도 양념반, 후라이드반의 통닭까지 모두 해치우고 슬슬 시작될거라는 장마비를 맞으며 방으로 들어왔다.
소울메이트 김상곤씨는 오늘도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운단다. 토도독, 떨어지는 빗소리가 정겹다. 기분 좋은 새벽, 약간 후덥지근하지만 방안 공기의 홀애비냄새가 많이 지워진듯 상쾌하다. 이렇게, 학교에 남아 친구들과, 아니면 홀로 지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때보다 더욱 정성스럽게 빨래를 곱게 펴서 널었다.
하이타이를 다썼다. 1.5kg짜리를 살까 하다가 곧 방을 비울거라는 생각에 1kg을 골랐다. 3,000원. 이제는 대충 가격도 때려 맞춘다.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돌렸다. 자취방 공동룸에 있는 세탁기 두 대 중 한 대는 자꾸만 삐걱거리더니 얼마 전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새것이 낫겠지, 라는 생각을 다들 갖고 있는지 새로운 세탁기는 언제나 빨래더미로 가득하다.
무너진 신발장을 정리하고 이를 닦았다. 소울 메이트, 김상곤씨가 적절하게 갖고 온 치약 덕택에 치약값 벌었다. 홀로 시험이 끝났기에, 그것보다는 홀로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시험에 찌들어 있는 친구들을 부를 염치가 없었다. 후배 진의 전화를 받고 "너 놀생각 없으면 바로 전화 끊어라" 했건만, 다행히 이 친구도 어지간히 심심했던지 "잘됐네요!"를 연발. 이런저런, 그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넘어가는 알코올의 끝맛은 달콤하다. 혀에서 느껴지는 미각보다는 함께 하는 분위기의 역치가 더욱 크다. 늘어진 뱃살을 움켜 잡으면서도 양념반, 후라이드반의 통닭까지 모두 해치우고 슬슬 시작될거라는 장마비를 맞으며 방으로 들어왔다.
소울메이트 김상곤씨는 오늘도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운단다. 토도독, 떨어지는 빗소리가 정겹다. 기분 좋은 새벽, 약간 후덥지근하지만 방안 공기의 홀애비냄새가 많이 지워진듯 상쾌하다. 이렇게, 학교에 남아 친구들과, 아니면 홀로 지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때보다 더욱 정성스럽게 빨래를 곱게 펴서 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