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 블로그 상에서 '전거성. 전거성' 난리를 떨기에 무언가 하고 잠시 들어다 보니 한 tv의 패널로 나온 변호사의 어록이 화재가 되고 있었다. 전원책 변호사는 군가산점 문제와 관련, 여성단체에게 큰 목소리로 일갈했다.
"가고 싶어 가는 군대가 어딨습니까"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고 아무리 자도 졸리고, 아무리 입어도 추운곳이 군대다"
"군대는 폭력을 가르치는 교육 집단입니다"
"제가 특전사를 방문했을 때 그 곳에서 여군을 봤는데 잘해요. 남자보다 잘해요"
"가산점을 사기업까지 확대하고 2%적습니다. 5%로 수정해서 올리세요"
"군대 가보셨습니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 못보셨습니까?"
"그럴 거면 군대는 왜 갑니까?"
"군대는 교육 기관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훈련을 받는 곳입니다"
대충 이 정도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의 어록등이고 실제 동영상을 찾아 보니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목소리와 성량 덕분에 아마도 군가산점 문제를 지지하는 많은 남성들에게 그의 언행이 카타르시스를 일으켰음에 틀림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전거성씨로 인해 대한민국의 남녀 평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진보가 한 발 퇴보했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듯 하다. 벌써 꼴보수들을 비롯, 남성만이 수행하는 국방의 의무에 대해 '군대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 하기 보다는 단순히 '여자는 왜 군대 안가냐' 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없어졌던 '군가산점' 에 대한 법안 통과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너무 앞서가는 개똥철학 원씨는 그 이전에 남자만이 가는 '군대' 자체를 모병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점에서 해결책을 찾고 싶으며 군가산점 보다는 2년 경력을 인정해 줌으로써 여자보다 혹 2년 정도 늦을지 모르는 예비군에 대한 대우를 주장하고 싶다. 이럴 때 대한민국은 남과 북이 갈라진 특수한 상황이라는 말은 제발 하지 말자. 우리보다 군 병력이 적은 일본의 군사력은 한국을 능가한다. 땅개들만 잔뜩 깔아 놓고는 북한과의 전쟁을 들먹이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생각을 나는 쉽게 이해하기가 힘이 든다.
어찌됐던, 한국 사회는 남녀 평등에 대한 진보의 발자국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보다 더욱 시급해 보이는 성범죄에 대한 낮은 처벌율과 이상한 법의 해석(예를 들어 강간의 성립은 피해자가 꼼짝할 수 없을 때 성립한다와도 같은 말도 안되는 판례들의 존재), 여성의 낮은 취업률과 여성에 대한 인식등 시급한 것들 천지인데도, 많은 이들은 오로지 전거성만을 외치고 있다. 전원책 변호사님. 좋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