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니 저는 과도관 1층 24시간 열람실로 달려가 앉아 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차례로 밟으며 열람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그대로 데굴데굴 구르며 과도관 앞 잔디밭을 한 바퀴 돌았으며 곧장 하나스퀘어로 내려가 영풍문고의 책들을 한 번씩 들었다 놨습니다. 안암역으로 흘러 들어가 열차와 여유있는 달리기 시합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이겼습니다. 삼각지에 내려서, 중앙역에 도착할 때 까지 저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지하철을 앞 뒤로 왔다갔다 반복했습니다. 내려서 집으로 오는 순간, 안산천의 물고기들이 제게 뻐끔거리며 무슨 말을 하는 듯 하여, 안산천의 물을 다 마셔 버렸습니다. 옆 단지의 아파트 한 채를 살짝 건드리니 도미노 현상처럼 모든 아파트들이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할 것이 없더군요. 다음주에 있을 과제와 실험 레포트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엄살을 떨어보는 원씨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할 것이 없더군요. 다음주에 있을 과제와 실험 레포트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엄살을 떨어보는 원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