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에서 지하철을 갈아탔다. 지하철 밖과 실내 온도의 적절한 차를 잘 모르겠다만 두터운 겉옷이 무색하리만치 더운 지하철 실내의 온도는 언제나 에러다. 요즘엔 지하철 의자 밑에 센서를 둬서 사람이 앉으면 엉덩이가 뜨끈뜨끈 거리게 한다던데 낡아 보이는 지하철 4호선의 실내는 텁텁하고 건조한 공기에 컥컥 거리며 금새 목이 따가워진다.
자리는 알맞게 차 있었다. 고걸 앉아 가겠다고 두리번 거리는 내 작은 두 눈에 한 꼬마 아이가 누워 세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세상 모르고 자는 꼬마친구 앞에는 할머니벌도 너무 젊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깊은 주름이 패인, 할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앉아 계셨다. 저렇게 앉는 것이 무릎에 오지게 큰 무리를 준다던데. 할머니는 '끙'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그래봤자 지하철 의자에 앉은 사람들의 앉은키에도 못미치는 작은 키였다. 아이의 신에 신발을 신키고 커다란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아이의 땀을 닦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아이의 손이 혹시나 눌릴까, 손의 위치를 여러번 교정해 가며 아이의 손을 이 자세, 저 자세로 움직였고 땀에 약간 젖은 머리를 몇 번이나 넘기며 뽀얀 아이의 피부를 바라봤다. 아이의 귀 옆 부분에 심하게 긁은 흔적이 보였는데 조금 더 가까이, 할머니는 얼굴을 들이밀고 자세히 바라봤다. 그렇게 10분 여 정도의 움직임이 있고 할머니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이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은, 오래 살아 바래진 칙칙한 눈동자 그 너머로 사랑을 담고 있었다. 내릴 때가 되었는지 아이를 깨우기 시작했다. 허나 요지부동, 움직임이 없는 아이는 할머니의 일어나란 소리에 손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결국 할머니는 자기 몸 만한 아이를 앉고 가방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쿵 소리와 함께 의자에 주저 앉았고 결국 내리는 걸 포기하셨는지 "알고 이걸 어떻하냐" 하시며 아이를 내려 놓았다.
"우리 ()()이가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혼잣말을 내뱉으며 다시 할머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다시 땀을 닦기 시작했고 몸의 부분부분을 살피며 혹시라도 자세가 불편하지는 않은지를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휴' 하는 깊은 한숨을 남기며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를 두고 나는 중앙역에서 내렸다. 반월역에서 내렸어야 하는 할머니가 어디까지 아이를 재우고 갔을지 궁금하다. 문득 가슴이 매어온다. 후배가 심리학 시간에 배웠다며 가슴이 매워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머리에 있는 뇌가 어쩌구 자시구, 떠들었던 소리가 기억에 스친다.
그래도, 가슴이 아린다.
자리는 알맞게 차 있었다. 고걸 앉아 가겠다고 두리번 거리는 내 작은 두 눈에 한 꼬마 아이가 누워 세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세상 모르고 자는 꼬마친구 앞에는 할머니벌도 너무 젊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깊은 주름이 패인, 할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앉아 계셨다. 저렇게 앉는 것이 무릎에 오지게 큰 무리를 준다던데. 할머니는 '끙'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그래봤자 지하철 의자에 앉은 사람들의 앉은키에도 못미치는 작은 키였다. 아이의 신에 신발을 신키고 커다란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아이의 땀을 닦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아이의 손이 혹시나 눌릴까, 손의 위치를 여러번 교정해 가며 아이의 손을 이 자세, 저 자세로 움직였고 땀에 약간 젖은 머리를 몇 번이나 넘기며 뽀얀 아이의 피부를 바라봤다. 아이의 귀 옆 부분에 심하게 긁은 흔적이 보였는데 조금 더 가까이, 할머니는 얼굴을 들이밀고 자세히 바라봤다. 그렇게 10분 여 정도의 움직임이 있고 할머니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이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은, 오래 살아 바래진 칙칙한 눈동자 그 너머로 사랑을 담고 있었다. 내릴 때가 되었는지 아이를 깨우기 시작했다. 허나 요지부동, 움직임이 없는 아이는 할머니의 일어나란 소리에 손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결국 할머니는 자기 몸 만한 아이를 앉고 가방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쿵 소리와 함께 의자에 주저 앉았고 결국 내리는 걸 포기하셨는지 "알고 이걸 어떻하냐" 하시며 아이를 내려 놓았다.
"우리 ()()이가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혼잣말을 내뱉으며 다시 할머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다시 땀을 닦기 시작했고 몸의 부분부분을 살피며 혹시라도 자세가 불편하지는 않은지를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휴' 하는 깊은 한숨을 남기며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를 두고 나는 중앙역에서 내렸다. 반월역에서 내렸어야 하는 할머니가 어디까지 아이를 재우고 갔을지 궁금하다. 문득 가슴이 매어온다. 후배가 심리학 시간에 배웠다며 가슴이 매워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머리에 있는 뇌가 어쩌구 자시구, 떠들었던 소리가 기억에 스친다.
그래도, 가슴이 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