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우울한 밤이다. 곱창에 매화수를 쳐묵고 와서는 어질어질한 정신에 찬물로 샤워를 하니 정신이 번뜩 들 것 같으면서도 메스꺼운 속이 텁텁하다. 너무 자만감에 빠져 있었다. 입사 후 2년 만에 이 꼴이 됐다고 생각하니 회사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생기면서도 한편으론 게을러 빠진 지난 2년 간의 나태했던 생활이 나를 덮친다. 정말, 욕 나온다. 동아 사이언스 1차 면접을 보고 왔다. 필기는 참으로 못봤고... '얼굴이나 한 번 보자' 라는 생각으로 날 뽑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매화수가 참으로 쓰게 느껴졌다. 면접을 봤던 사람들 모두 난다 긴다 하는 스펙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쉴새 없이 내뿜고 있었다. 모두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면접관 분들 역시 하나 같이 풍기는 이미지가 '지성인' 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그 분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고 얼마나 거대한 지식과 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래도 29년 살면서 사람을 보는 '눈' 이란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모두들 내가 손을 내밀 수 없을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다른 회사와 견줄 수 없는 많은 급여를 받으며 경제적으로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 대기업 직원들의 생산성이 그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아, 물음이 잘못됐다. 물론 더 똑똑하다고, 더 많은 것을 안다고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은 아닐테다. 삶의 목적에 대해 되묻고 진지하게 성찰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것 역시 아닐테다. 지식에 목마르고 배움에 목마른 사람들이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것 역시 아닐테다. 사회에 얼마만큼 유용한가, 그것이 급여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 역시 아닐테다. 그렇다면, 억울하다. 자기 만족이라고 하기엔 사회가 너무 불공평하다. 그래서 우울하다. 되도 않는 일을 하고 앉아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사는 것 역시 부끄럽다.
솔까말, 내가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만 아는 것이 아니고 모두들 알고 있다. 당장 내일부터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회사가 돌아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쩌면 엄청난 급여를 줄일 수 있으니 회사로서는 더욱 이익일 것이다.
모르겠다.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하다. 나이 30을 앞두고, 너무도 의미 없는 삶에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다른 회사와 견줄 수 없는 많은 급여를 받으며 경제적으로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 대기업 직원들의 생산성이 그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아, 물음이 잘못됐다. 물론 더 똑똑하다고, 더 많은 것을 안다고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은 아닐테다. 삶의 목적에 대해 되묻고 진지하게 성찰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것 역시 아닐테다. 지식에 목마르고 배움에 목마른 사람들이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것 역시 아닐테다. 사회에 얼마만큼 유용한가, 그것이 급여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 역시 아닐테다. 그렇다면, 억울하다. 자기 만족이라고 하기엔 사회가 너무 불공평하다. 그래서 우울하다. 되도 않는 일을 하고 앉아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사는 것 역시 부끄럽다.
솔까말, 내가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만 아는 것이 아니고 모두들 알고 있다. 당장 내일부터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회사가 돌아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쩌면 엄청난 급여를 줄일 수 있으니 회사로서는 더욱 이익일 것이다.
모르겠다.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하다. 나이 30을 앞두고, 너무도 의미 없는 삶에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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