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학교홍보

방바닥 2006. 8. 1. 14:05
 졸업 5년만에 발족(?)한 원곡고등학교 동문회에서 모교로 고려대학교 홍보를 위해 학교를 찾는다며 동행할 수 있는지를 물어왔다. 친한 후배와 만든 동문회 였기에 명예회장(?)이라는 대충직함(?)을 갖고 있던 나는 처음에는 ok 사인을 보냈지만 스스로 되물어본 결과, 결국 학교홍보를 위해 고등학교를 찾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분명 선택받은 50인만이 앉아 있는 '시청각자료실' 에서 홍보 할 것이 불 보듯 뻔했으며 '고려대학교' 라는 이름을 걸고 홍보할 것도 마땅히 없었다. 괜시리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후배들의 마음에 SKY 라는 불분명한 이미지만을 주입한 채 돌아올 것이 또한 명백했고 우쭐한 표정으로 앞에 나가 '자, 지금부터 질문을 받을게요' 라는 말을 건넨뒤 연세대와의 경쟁적인 모드를 우스꽝스러운 말로 풀어나갈 내 모습이 역겹게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됐든 공대에 와서 한없이 고생하고 있는 내가 후배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는, 절대로, 적성에 맞추어 가고 싶은 과를 찾으라는 것이다. 자신의 진로를 학교 이름에 팔 것이 아니라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한 뒤, 20살이 되는 성년부터는 그 일을 위해 차근차근 자신의 생활 계획을 짜라는 것.
한 이틀은 푹 고은 걸쭉한 곰국처럼, 경험에 근거한 뼛속까지 우려낸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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