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9시 퇴근

방바닥 2008. 10. 6. 23:23
 지난 몇주간 선배사원과 열심히(?) 했던 자료에 대한 리뷰가 있었다. 자료가 방대(?)했기에 시간이 좀 걸렸는데 차장님과 과장님의 코멘트를 받고 수정해야 할 것, 추가해야 할 것들을 주섬주섬 받아 적고 나니 이제 무언가 한 것 같은 기분이 조금은 든다. 그래서, 9시에 퇴근했다. 부서배치 받고 7시 40분 차는 자주 탔었지만 9시차를 타고 퇴근하기는 또 처음. 8시 30분쯤 가방을 챙겨 차장님, 과장님께 인사를 드리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아, 진작 9시 차 타고 퇴근할걸. 비록 집에 도착하면 10시, 씻고 신문 읽으면 11시, 책 조금 끼적이면 12시, 하루가 몽땅 가버리고 말지만 '눈치' 라는 것이 사라지니 이정도는 감수할만한 일인 듯 하다(그렇다고 차장님, 과장님이 눈치를 주신 것 같지는 않지만서도, 당췌 소심한 인간이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내게 주어진 현재의 일 하나하나에 몰두하는 것, 수긍하는 것, 그닥 나쁘지 않다. 더군다나 지금 내가 받아들이는 것은 단지 '9시 퇴근' 뿐이기에 나의 '개똥철학'을 뒤집으라거나 나름 갖고 있는 내 신념을 패대기쳐라, 등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이렇게, 올 한해를 보내기로 했다. 애인이 생기지 않는다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미팅과 소개팅도 이제는 그만, 조금 더 내 주변을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가만히 내 안을 들여다보니, 누구한테 그리 맞았는지 많이 약해져있는 듯 하다. 마음가짐도 그렇고. 조금 더, 나를 가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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